"주님! 이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립니다"

부상딛고 하나님 의지해 올림픽 금메달, 그랜드슬램 이뤄 
더 많은 간증과 복음 전하기 위해 계속 도전할 것
  
 7월 31일(현지시각) 2012 런던올림픽 유도 결승전이 열렸던 영국 런던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온 국민의 가슴을 통쾌하게 뚫어준 기적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우리나라의 김재범 선수가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81㎏급 결승에서 독일의 올레 비쇼프를 유효 2개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내며 이번 대회 한국의 유도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재범 선수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양팔을 벌려 “주여, 이 영광 모두 주님께 돌립니다”라며 기도를 드렸다. 이 감격스러운 모습은 전 세계에 전파를 타며 생중계 됐다. 
 올림픽 금메달은 누구에게나 벅찬 감동을 안겨주지만 그에게 이번 금메달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했고, 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까지 제패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했다. 경기가 끝나자 마자 믹스트존에서 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에게 “제 힘으로 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김재범 선수는 늘 시합에 들어가기 전후는 물론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1등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11시 11분에 기도했다. 시간이 너무 늦어 1004를 뜻하는 10시 4분으로 시간을 바꿔 기도하며 금메달을 바라봤다. “조용기 목사님의 책을 보니 구체적으로 기도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시간을 정해놓고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81kg급 결승에서 김재범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하게 해주세요’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기도했죠” 

 그에게 시합은 선교이자 예배다. 특히 올림픽은 생방송이라 그의 모든 말과 제스처가 편집되지 않고 전 세계에 퍼져나가기 때문에 더 하나님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어떻게 간증할까 하나님을 알릴까 고민해요. 시합 준비하면서 도복 띠에다가 십자가를 표시해놓고 보여주려고 했는데 시합 전에 도복 띠에 어떤 것도 새길 수 없다는 공문이 왔어요. 뭘 할까 고민하다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제스처를 많이 하기로 했어요”
 그는 시합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두 손을 올려 영광돌리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러 차례 기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생중계됐다.

 김재범 선수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2004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한달여 뒤에 열린 대통령배대회 73㎏급에서는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현 용인대 교수) 선수를 꺾으며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선발전을 10개월 앞두고 81㎏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1년도 준비하지 못한 채 출전한 베이징대회였지만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2009 아시아선수권대회·2010 아시안게임·2010∼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1㎏급을 제패했으며,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유도를 잘하는 게 자랑이 아니에요. 저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있다는 것이 저의 자랑이지요” 김재범 선수도 처음에 복음을 전하는게 부끄러워 주저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고백이 어려웠다. “제 말 한마디가 언론에서 어떻게 비쳐질까 두려웠어요.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후회해요. 올림픽 때는 어떻게 하면 내가 그리스도인이고 하나님을 더 높여드릴 수 있고 한번이라도 더 하나님을 외칠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하죠”
 그는 이번 올림픽이 다른 경기보다 힘든 도전이었다.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대회 직전까지 심한 부상으로 수술해야하는 위기에 놓였었다.

 대회를 치르다 왼쪽 무릎 안쪽인대가 파열되고, 5년전부터 이상이 있던 왼쪽 어깨는 습관성 탈구로 세차례나 빠졌고, 왼쪽 팔꿈치는 인대가 늘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런던 올림픽 한달 앞두고 왼쪽 4번째 손가락의 인대는 아예 끊어져 힘을 쓸 수 없었다.
 환경은 자꾸 안좋아졌지만 그럴수록 더 당당해졌다. “사실 하나님께 잘못한 게 있었어요. 왼쪽 기술을 주로 쓰는데 왼쪽에 부상이 심했잖아요.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회 10일 앞두고 또 왼쪽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하나님은 온전히 매달리기 원하셨는데 조금은 제 자신을 믿은 거죠. 이제는 꿈에서도 잘못하면 바로 회개해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나갈 때 가장 좋은 것을 주실 거라는 믿음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고난없는 축복이 없으니 슬퍼할 이유가 없었어요. 부상을 많이 당해 장애 6급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좋으신 하나님이 있으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어요. 하지만 사람은 저를 보고 절망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죠. 다음엔 장애인 올림픽에 나가냐고 묻는 기자도 있었으니까요”

 그도 처음부터 세계를 제패할 유망주는 아니었다. 2005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가나 선수에게 지며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유도 변방국인 가나 선수에게 진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고 유도계에서는 김재범 선수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때 잠시 고난을 이겨내기 힘들어 하나님을 멀리했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체육교구 윤덕신 전도사를 만나면서 다시 하나님의 손을 잡게 됐다.
 “그 때 전도사님께서 신앙을 잃지 않도록 저를 붙들어주셨어요. 전도사님 덕분에 고난을 겪고 힘들수록 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하나님이 이런 상황에도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시는 것 같았어요”
 하나님은 역전의 하나님이셨다. 가나 선수에게 패배한 최초의 한국 선수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 각종대회에서 우승해 한국 유도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내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세계 최고의 선수로 높여주셨다.  

 그의 성공 노하우는 오직 기도다. 선수들의 필수 과목인 상대 선수 분석하기도 그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상을 당할수록 꾸준한 자신만의 기술 연마와 기도로 몸과 정신을 무장한다.
 “돈, 명예, 사람이 골리앗이 되어 나를 넘어뜨리기도 하지만 세상의 골리앗에게 믿음의 돌을 던질 준비를 해야 해요. 어떤 어려움에도 ‘내 증인이 되리라’ 말씀하신 하나님이 계시니 겁낼게 없죠. 사마리아 땅끝까지 뿐 아니라 지구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게 제 소망이에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유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김재범 선수는 계속해서 대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지만 아직도 배가 고파요. 내가 1등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계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을 전하고 싶어요.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어떤 방법으로 그리스도인임을 알리는지 기대해주세요” 

글 이미나 / 사진 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