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과 이웃사랑 넘치는 성전

IMF때 기도처로 시작…새벽마다 간구의 목소리 울려
타교인도 많아 찾아오는 ‘시장 선교의 요충지’ 역할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새벽 2∼3시. 남대문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낸다. 남대문성전 교역자들의 사역이 시작되는 시간도 이 때다. 담임 심두진 목사를 비롯해 각 교구 담당 교역자들은 오전 5시 새벽예배를 앞두고 상가를 돌며 성도들 심방에 나선다.
교역자들은 바삐 일하는 성도들에게 성경말씀 한 구절을 전하고 간단히 기도해준다. 그리고 서둘러 남대문성전으로 되돌아와 예배를 준비한다. 오전 5시. 새벽 장사를 마무리한 성도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회로 온다. 지속되는 불경기 탓에 장사가 예전만 못해 걱정인 성도들은 새벽예배를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몸은 고되지만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이 시간이 좋다보니 우리교회 성도 뿐 아니라 타 교회 성도들도 예배에 많이 참석하고 있다.
남대문성전 새벽예배는 1,2부로 나눠 진행된다. 오전 5시 1부 예배가 새벽 장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성도들을 위해 마련됐다면, 오전 7시 2부 예배는 장사를 앞두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려는 성도들을 위해 드려진다.
남대문성전은 올해 초 40일 동안 진행된 ‘모세특별새벽기도회’ 후 기도의 불이 붙어 ‘기도의 300용사’가 탄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기도 열정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남대문성전에 이처럼 기도 불이 붙게 된 이유는 아주 특별했다.
지구장 김영일 장로는 “올해 초 남대문성전에 암환자가 3명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명은 남자였고, 둘은 여자였다. 남자 성도는 간암으로 남은 삶이 3개월 뿐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소식을 전해들은 성도들이 이들을 위해 기도에 나섰고 이렇게 모인 자들로 구성된 것이 ‘기도의 300용사’였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전해진 걸까. 병원도 포기했던 남자 성도는 검었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고, 현재는 마지막 항암치료 중이다. 병원 측도 놀랐다. 김영일 장로는 “남은 두 사람도 수술이 잘돼 경과가 좋다”며 완치 단계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영일 장로는 “지금은 남대문성전이 기도 할 때인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부임해 오시는 담임목사님을 중심으로 사역의 방향이 변화됩니다. 어느 때는 전도에 주력하게 되고 어느 때는 구제에 주력하게 되는데, 심두진 목사님이 부임하신 이후 남대문성전은 뜨거운 기도의 불이 붙고 있습니다. 남대문성전 성도들을 이처럼 기도하게 하신 주님께서 분명 놀라운 일을 계획하고 계시리라고 믿습니다”
남대문성전은 국가적으로 경제 위기에 있던 1998년 기도처로 시작됐다. 불황 속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상인들은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았다. 그 가운데 우리교회를 출석하던 상인들은 삼삼 오오 모여 상가 외진 곳이나 계단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권사회 남대문지회장인 정영애 권사는 “기도하다보면 어디선가 ‘경비, 뭐해! 이 사람들 어서 쫓아내!’라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성도들은 어려운 가운데 십시일반 헌금을 모아 20평 규모의 지하 사무실을 마련했다. 기도처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습하고 컴컴한 지하였지만 성도들에게는 마음 놓고 찬송 부르고 기도할 수 있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
지하 기도처에서는 새벽마다 부흥회가 열렸다. 작은 기도처에는 150명 많게는 200명 성도들이 몰려와 움직일 공간도 없이 앞뒤 촘촘히 바닥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계단에만도 40,50명이 앉아 땀을 비오 듯 쏟아가며 예배를 드렸지만 모두들 마음만은 행복했다.
당시 봉사팀에 있던 박오례 권사는 “새벽 장사로 몸은 지쳐있었지만 뜨겁게 주님을 찬양했던 잊지 못할 순간들”이라고 회상했다.
남대문성전이 기도처에서 지성전으로 승격된 것은 2000년 3월이었다. 회현동 영보빌딩 3층에 있던 남대문성전은 남대문시장 뿐 아니라 동대문상권 복음화를 위해 동대문에 기도처를 설립하고 시장복음화를 위해 달렸다. (이후 동대문기도처는 동대문성전이 됐다.) 그리고 창립 7주년이 되던 해인 2007년 10월 조용기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현 위치로 새성전 이전예배를 드렸다. 현재 남대문성전은 613세대, 926명의 성도가 있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은 타교회 성도들도 남대문성전 예배에 참석하고 있어 남대문성전은 시장 선교의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직으로는 장로가 10명이고, 안수집사는 16명, 권사는 71명, 서리집사가 188명이다.
1개 교구로 시작됐던 남대문성전은 현재 3개 교구로 나뉘어져 있다. 1교구(박준근 목사)와 2교구(이윤남 목사)는 남대문시장 상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3교구(정성조 목사)는 남대문시장 상가 일부와 일대 후암동, 회현동 등 지역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이 외에 교회학교와 청년부는 모세준 전도사가 맡고 있다.
남대문성전의 특이한 사역 중 하나는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열리는 축복성회다. 계절을 한발 앞서가는 시장이다보니 성전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상인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풍성한 수확을 거두자’는 주제로 가을 신상품 축복성회를 개최했다.
글·사진 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