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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일치 운동과 WCC 총론-1

 최근 교회일치 운동(또는 에큐메니컬 운동)과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관한 기사가 한국 교계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조차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교계에서는 교회일치 운동과 WCC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온 바와 같이 이러한 부정적 시각은 교회일치 운동과 WCC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국제신학연구원에서는 이를 바로 잡기 위해 ‘2013년 WCC 부산총회 준비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계속해서 “교회일치 운동과 WCC”에 대한 기고문을 연재해 나가고자 한다.


 1. 현대 교회일치 운동의 기원


 16세기에 유럽에서는 종교개혁 운동이 일어났다. 종교개혁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개신교 교단들은 로마가톨릭 교회와의 입장 차이로 논쟁을 했고, 심지어 유혈 투쟁으로까지 악화되기도 했다. 특히 1618년부터 1648년까지는 ‘30년 전쟁’이라고 불리는 오랜 전쟁을 신교와 구교간에 치르기도 했다. 교회 밖의 세력과의 계속되는 논쟁과 투쟁을 통해서 개신교 교회들은 내적으로 스스로의 입장과 교리를 더욱 철저히 체계화하여 외부로부터의 비판을 막아내었다.

 그러나 30년 전쟁으로 인해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황폐화된 상황에서도 교회가 지나칠 정도로 교리를 정교화하는 문제에만 치중하다 보니 일반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현실과 신앙적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 면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성문화된 교리의 틀에 매어서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개혁과 초대교회의 신앙을 추구하면서 독일에서는 ‘경건주의’라는 일종의 신앙회복운동이 일어났다. 경건주의는 17세기부터 시작하여 18세기에는 유럽의 기독교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경건주의자들은 신앙의 회복뿐만이 아니라 선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적극적인 선교활동도 전개하였다.

 독일 경건주의의 영향을 받아 18세기부터는 영국과 미국에서 각성운동들과 부흥운동들이 일어나게 되었다. 각성운동들과 부흥운동들은 당연히 선교에 대한 관심과 선교운동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19세기에는 기독교의 복음이 서구에서 전세계로 가장 빠르고 폭 넓게 확산되는 “개신교의 위대한 선교의 세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서구에서는 수많은 선교사들이 전세계로 파송되거나 자발적으로 나갔으며, 다양한 선교단체들도 조직되었다.

 선교사들은 다양한 교파적 배경들을 가지고 선교현장에서 함께 다양한 선교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들은 처음에 주로 각자의 교파적인 차이에 대한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나름대로 선교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선교사들 사이에는 서로의 사역들이 중복되고, 서로가 경쟁하면서까지 굳이 한 선교현장에서 여러 선교사들이 동시에 활동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그런 상황이 피선교지의 원주민들에게도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초교파적인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교회일치 운동적 의식이 처음으로 생겨나게 되었다.

 이 같은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의식들의 기반 위에서 1846년 영국의 런던에서는 ‘복음주의연맹’이 창립되었다. 복음주의연맹은 다양한 개신교 교파들로부터 온 900명 이상의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창립되었다. 복음주의연맹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 대한 봉사와 세상에 대한 선교 등의 문제에 있어서 함께 협력하기 위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또한 복음주의연맹은 해마다 1월에 기도주간을 제정하여 초교파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추진하였다.

 또한 현대 교회일치 운동은 19세기에 있었던 기독교청년학생운동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1844년에 런던에서는 회중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조지 윌리암스(1821∼1905)를 비롯하여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교단 소속의 몇몇 청년들이 모여 초교파적으로 ‘YMCA’를 창립하였다.

 창립된 지 11년이 지난 1855년 YMCA는 파리에서 헌장을 만들어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YMCA는 성경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세주로 믿고, 신앙과 생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를 추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을 널리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의 연합을 추구한다” 이 YMCA 파리헌장에는 교회일치의 정신이 강하게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YMCA의 헌장은 훗날 WCC가 창립되었을 때, WCC가 헌장을 만드는데 하나의 기초로 사용되었다.

 한편 1855년에는 런던에서 메리 제인 킨네어드(1816∼1888)는 몇몇 여성들과 함께 ‘YWCA’를 창립하였다. YWCA는 YMCA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급속하게 활성화되고 확산되었다. 그밖에 1895년에 존 랄리 모트(1895∼1955)는 ‘세계기독학생연맹’(WSCF)을 창립하였다. WSCF는 다양한 기독교적 신앙 전통에 있는 젊은이들과 학생들이 함께 협력하
고 친교하는 단체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19세기에 창립된 YMCA, YWCA, WSCF와 같은 기구들에서 활동했던 청년들과 학생들은 이제 다가오는 20세기의 전세계적인 교회일치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들을 감당하게 된다. 20세기 교회일치 운동에 참여하고 그것을 주도했던 인사들 중 과반수가 넘는 사람들이 19세기의 기독교청년학생운동 기구들에서 활동하던 젊은이들이었다. 특히 존 랄리 모트는 WSCF에서 활동하면서 교회일치 운동의 지도자로서 역량을 갖추어나갔으며, 20세기 전반기의 전세계적인 교회일치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한 인물이 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교회일치 운동과 WCC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 교회일치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 배경이 무엇인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았다. 교회일치 운동은 일부 교계 언론이 근거도 없이 거의 맹목적으로 비난하듯이 어떤 불순한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 결코 아니다.

 교회일치 운동은 성경에 뿌리를 두고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공동으로 고백하는 교단들이 선교사역에 있어서 경쟁과 불필요한 중복을 피하고 서로 연합하기 위해서 생겨난 운동이다.

 또한 교회일치 운동은 기독교 청년들이 사회에 대해 함께 봉사하고 신앙 안에서 친교를 하기 위해서 생겨난 참신하고 건전한 기원을 가지고 있는 운동이다.

<국제신학연구원 제공>

 

기사입력 : 2012.08.19. am 12: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