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트맨이다
오직 진실과 사랑만이 문제의 해결방법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감사해야

 눈치채셨겠지만 배트맨입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빅히트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고 아직 상영중인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를 통해서 저를 보신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부 어르신들은 제목이 마음에 안든다며 영화를 안보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다양한 연령층이 저의 정의로운 활동을 사랑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행복하답니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몇가지 감사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저희 집 관리인인 알프레도에게 감사합니다. 하비덴트를 영웅으로 만들고 저는 8년동안 침묵했습니다. 범죄방지 덴트법으로 고담시는 범죄없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거리가 너무 깨끗해서 경찰들은 도서관의 연체된 책들이나 받으러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사회가 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여덟 번 바뀔동안 은둔생활을 지탱하게 해 준 것은 다름아닌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그녀의 사랑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녀 대신 하비덴트를 선택했던 것은 무슨 거창한 영웅을 만들고자 함이 아니라 사랑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최소한 믿었던 알프레도가 진실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믿음이 깨진 순간 사랑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양심선언이 없었다면 저는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늙어가는 졸부로 남았겠지요.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칭찬듣기 위해 거짓말을 함으로 죽임을 당했지만 알프레도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진실을 말해주었습니다. 

 제 마음을 흔든 또다른 여인에게도 감사합니다. 프라다 명품을 걸쳐야 더 빛날 것 같은 앤 헤서웨이의 등장입니다. 돌이켜보면 그녀가 가져간건 제 지문과 부모님의 유품이었지만 동시에 8년간 평화속에서 있었던 제 마음도 훔쳐간 셈입니다. 그녀가 없었으면 제가 다시 배트맨으로 복직할 수 있었을까요. 그녀를 추적하는 가운데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를 통째를 삼키려는 인간의 탐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훔쳐간 지문을 통해 제 회사는 주가폭락으로 망해버리고 전 하룻밤 사이에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이 영화를 지배하는 악의 한 축입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가지려하고 돈을 우상처럼 섬깁니다. 모세가 한 달 동안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대화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없이 아우성쳐서 금송아지를 만들게 됩니다. 졸지에 생명없는 금송아지는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이끌어 낸 신’ 으로 등극하고 말았습니다. 앤은 욕심으로 시작했으나 제게 다시 사랑을 깨닫게 해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책에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 뉴욕에 가면 매년 여름 센트럴파크에서 세익스피어 무료 야외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오후 1시부터 배포하는 저녁 공연 입장권을 받기위해 사람들은 몇 시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그런데 많은 뉴요커들은 연극을 보고 싶으나 줄을 설 시간은 없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라인스탠더(line stander)입니다. 줄을 대신 서주고 돈을 받는 것이지요. ‘모든계층의 시민들이 훌륭한 극장시설을 이용하게 하겠다’는 어느 비영리단체의 선한 의도가 인간의 욕심 앞에 가차없이 무너진 것입니다. 어느 사람의 표현처럼  ‘단 하나의 올바른 해답이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그 원인을 경제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구원을 향한 믿음의 약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은 창세기에 나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만드신 하나님의 진정성입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범죄함으로 죄가 세상에 들어왔습니다. 이때부터 거대한 인간의 욕심은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합니다. 영화를 보신분이라면 한번쯤 추측해보셨죠? 고담시(Gotham City)가 소돔(Sodom)과 고모라(Gmoorrah)의 합성어라는 추측. 소돔과 고모라는 절대부패한 곳이었습니다. 하늘의 불로 심판을 받았지요. 아마 고담시의 멸망을 예언하며 등장한 베인이 그 부분을 염두해 두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따라하다니요. 그건 안될 말입니다.
 악당 베인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게 사실은 저 때문입니다. 부모님을 괴한의 습격으로 잃고 분노를 참지 못해 제가 찾아간 곳이 악의 소굴이었습니다. 그때 라스 알굴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최고의 악당 베인과 싸우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에게 배트맨은 고담시를 지키는 자, 동시에 배신자였으니까요. 천하에 둘도 없는 악당 베인은 자기의 의를 위하여 사이비 교주와 같이 행세합니다. 부하들은 맹목적 신앙으로 죽음도 불사하죠. 혁명의 주인공이 되려합니다. 하지만 고담시는 악당 베인의 생각처럼 소돔과 고모라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밋대의 아들 요나에게 말씀으로 임하신 것은 ‘니느웨의 구원’때문이었습니다. 성경은 ‘그 악독이 내 앞에 상달되었음이니라’(욘1:2)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요나는 엉뚱한 행로로 불순종합니다. 니느웨가 아닌 반대방향 다시스로 줄행랑을 치게 되죠. 결국 물고기 뱃속 3일간의 잠수교육을 통해 순종하게 됩니다. 악당 베인은 고담시를 악한 곳으로 보고 멸망시키려 했으나 그곳 또한 구원 받아야 하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 할지라도 설혹 범죄자가 판을 친다해도 그 악독조차도 하나님 앞에 상달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담시은 멸망받아야 하는 소돔과 고모라가 아닌 구원받아야 하는 니느웨였습니다. 악당 베인의 착각 때문에 잠시 혼란은 있었지만 덕분에 제가 고담시로 돌아올 수 있었고 진주목걸이 사랑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로빈’이라는 걸출한 동역자도 얻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알프레도와도 화해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사랑임을 고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