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후 3년간 교회 청소
스포츠 외교관·선교사 꿈 품어

 8년 전 갑작스럽게 한국을 떠나야했다. 표면적으로는 공부를 하겠다고 떠났지만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침 대만에 아는 이들이 있어 무작정 가방을 쌌다. 그 때 내 나이 서른세살이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상태에서 간 것이 아니니 당장 일을 구하고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한국식당에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얻게 됐다. 식당 사장님은 크리스천이셨다. 자연스레 그분은 나에게 예수님을 믿으라고, 교회에 가 보는게 어떻겠냐며 전도를 하셨다. 한국에서도 나에게 교회를 다니라고 권유하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이 전도를 할 때마다 나는 거절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사장님께 “제게 앞으로 교회 다니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제 성격 아시잖아요. 다니게 되면 열심히 할 거예요. 언젠가 때가 되면 가겠지요. 아직은 아니니까 더 이상 말씀마세요” 이렇게 확실하게 나의 뜻을 전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교통사고가 났다.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했는데 오토바이와 함께 두 번 굴렀다. 사고 지점은 교회 앞이었다.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병원에 가니 오른쪽 쇄골이 세조각이 났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도 없고 보험도 없었다.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결국 수술을 못하고 병원에서 깁스도 아닌 천으로 고정만 시켰다. 식당 사장님은 나의 안타까운 사정에 식당에 나와 일하는 척 만해도 월급을 주겠다 하셨다. 그때 마침 식당에 타이페이순복음교회 장한업 목사님이 와계셨다. 사장님이 목사님께 기도를 받을 수 있게 해주셨다. 기도 후 장 목사님은 나에게 교회에 한번만 나와 보라고 정중히 부탁을 하셨다. 목사님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타이페이순복음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쭈뼛대며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전혀 고개를 못 들고 예배를 드렸다. 찬양, 말씀을 들으며 눈물만 흘러 나왔다. 그때부터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했다. 몸을 고쳐 주시면 3년 동안 교회 청소를 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예배만 드리러 가면 눈물이 났다. 아기 때부터도 울지를 않아 유명했던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 되다니 나를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모두 놀란다.

 주일예배를 드리고 얼마 후 목사님의 권유로 기독교병원으로 바꿔 다니기 시작했다. 기독교병원에서는 지켜보자며 수술을 미뤘다. 2주 후에 다시 병원에 가보니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결국 수술 없이 완전히 나았다. 오히려 오른쪽이 왼쪽보다 강해졌다. 교회청소를 하겠다고 한 약속도 기쁨으로 이루게 됐다.

 처음 대만 땅을 밟았을 때는 희망도 없이 살았지만 예수님을 만나고 내 삶이 변했다. 몸만 고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셔서 나는 대만국립사범대학 체육대학을 졸업하고 체육대학원에서 논문 통과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춘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이 좋아 중학교 때부터 공부에서 손을 놨던 아이였다. 그런 내가 장학금을 받으며 이방의 나라인 대만에서 대학과 대학원 공부를 해낸 것은 오로지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지혜를 주셨기 때문이다. 스포츠 외교와 선교를 하고 싶다는 내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다. 앞으로도 한·중간 스포츠의 교류에 교량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의 스포츠를 세계에 알릴 것이다. 앞으로 올림픽 등 세계무대에서 판정 문제 등 억울하고 불리한 일을 겪지 않도록 우리의 스포츠 외교력을 기르는데 일조 하고 싶다.

 기도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는 것이 없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언젠가는 꼭 들어주신다. 하나님께 나아오면 소망을 갖고 살 수 있다. 모든 분들의 삶에 하나님의 평강이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