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이 어제 개막되었습니다. 8월 12일까지 총 17일 간 203개 나라 1만2000여 명의 선수들이 26개 종목에 걸쳐 기량을 겨룹니다. 우리나라도 22개 종목 374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 ‘10-10’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올림픽 3회 연속 10위 안에 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입니다.

 사실 런던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있어 결코 잊을 수 없는 도시입니다. 꼭 64년 전인 1948년 7월 바로 ‘제14회 런던올림픽’에 신생 대한민국의 67명의 선수단이 출전,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59개국 4689명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태극기를 앞세워 메인스타디움에 당당히 입장하기까지 당시의 한국 선수단과 관련된 일화들은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출전경비는 국민공채와 재외동포들의 성금으로 메꾸었습니다. 정식 건국이 되지 않았던 형편에서 선수들은 여권 대신 종이에 타자로 친 신분증명서를 지참하고 장도에 올랐습니다. 지금은 항공편으로 12시간 걸리는 거리임에도 기차, 배, 비행기를 13차례 갈아타며 9개국 12개 도시를 거쳐 20박 21일만에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의 투혼만은 빛났습니다. 농구에서 선전했고 복싱과 역도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첫 올림픽 출전에서 32위를 차지하는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가난한 지구촌의 변방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스포츠계의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1988년 9월에는 서울올림픽을 훌륭히 치러냄으로써 올림픽 주최국이 되는 민족적 염원을 이루었습니다. 더욱이 지난 해 7월 평창이 2018년 제23회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어, 우리나라는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주최하는 세계 여섯 번째 ‘그랜드슬램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 여름 선배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뛰었던 런던의 스타디움을 자랑스러운  젊은 태극전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릴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기면서, 선배 세대들의 값진 헌신에 보은하는 ‘감사의 레이스’를 펼쳐 줄 것을 기대합니다.

 마침 미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림픽 출전 선수단복 중 한국 선수단복을 베스트 단복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한국선수단복의 모티브는 ‘1948년 런던올림픽의 재발견’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참가한 제14회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착용했던 재킷, 바지, 참가장을 바탕으로 디자인해 선배들의 업적을 기념하려는 취지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려 깊은 감사의 마음들이 토대가 되어 대회 내내 알찬 승리의 열매들이 많이 맺어지기를 기도합니다.

김성동 장로(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