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인의 쉼 - 김판호 목사(선교개척국장) |
 나무꾼 두 사람이 숲속에서 나무를 베고 있다. 한 사람은 점심 먹을 시간을 제외하곤 쉬지 않고 계속 부지런히 일했고, 다른 한 사람은 한 시간 마다 조금씩 쉬어가며 일했다. 일을 마친 후 성과를 보니 쉬어가며 일한 사람이 더 많은 나무를 베어 놓은 것이다. 온종일 쉼 없이 일한 친구가 의아해하며 “아니 너는 나보다 훨씬 많이 쉬었는데 어떻게 나보다 결과가 좋은 거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쉬면서 도끼를 다듬고 날을 세우고 있었다네”
쉼은 낭비가 아니다. 쉼은 지금까지 내가 행하여 이루어 놓은 성취를 돌아보는 시간이고, 한걸음 나아가서는 나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한다. 글과 음악에도 쉼표가 있고, 그림에도 여백이 있듯이 삶에는 쉼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향해 달려야만 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쉼 없이 일한다고 해서 행복한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가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무더운 여름, 휴가의 계절을 맞이해서 많은 사람들이 쉼을 찾아 떠나고 있다. 그러나 산으로 바다로 무작정 떠나는 것이 실로 우리에게 쉼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참된 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을 예수님의 삶에서 배울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늘 수많은 무리에 둘러싸여 계셨고, 병자를 고치시며 말씀을 전하시느라 그 누구보다도 바쁜 삶을 사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한적한 곳을 찾아 구별된 시간을 가지셨다고 성경은 말한다. “예수의 소문이 더욱 퍼지매 허다한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나음을 얻고자 하여 모여 오되 예수는 물러 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막 5:15∼16). 그뿐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쉬라고 말씀하셨다(막 6:31).
한적한 곳은 쉼의 장소이다.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창조적 명상과 함께 사색의 곳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며 반성과 함께 새로운 결심을 찾는 곳이며, 인간의 영육에 쉼을 주는 곳이다. 인간의 영육의 쉼은 참된 안식을 안겨주시는 그리스도 안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회복과 재충전 방법은 세상과 같지 않다. 자연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 영적 동지들과 만나 각자의 삶 속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며 찬양하는 것, 말씀과 기도로 모든 힘의 근원 되신 주님을 만나는 것이 진정한 쉼과 재충전의 길이다. 그리스도인은 말씀과 기도로 목마름을 채우고, 영혼을 살려야 한다. 이 목마름이 해갈되지 않으면, 세상의 헛된 탐욕이 그 자리를 차지해 바벨탑을 쌓게 된다.
진정한 쉼은 산이나 바닷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영혼이 쉼을 얻지 못하면 육신이 아무리 쉬어도 진정한 쉼을 누릴 수 없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주님 안에서 내가 안식을 얻기 까지는 안식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여름휴가는 주님 앞에 잠시 도끼를 내려놓고, 도끼의 날을 가는 시간, 더 풍성한 수확을 위한 지혜와 힘을 얻는 시간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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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7.22. am 10:44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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