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인의 향기 - 권경환 목사(시흥교회 담임) |
 저녁 무렵 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피해 교회 근처의 공원 숲 길을 거닐게 됐다. 어디에선가 향긋한 꽃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옴이 얼마나 달콤한지 나도 모르게 그 향기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곳에는 이름 모를 한 무리의 하얀 꽃이 수줍은 듯 살포시 피어 은은한 향기를 품어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아하니 그곳을 지나는 사람마다 그 꽃향기에 취해 얼굴에 미소를 띠고 그 향기를 한껏 음미하며 행복해 하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계절을 따라 꽃들이 자기만의 품은 향기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 엄마 젖을 충분히 먹고 방긋 방긋 웃는 갓난아이에게는 젖내음의 아릿한 향기가 있다.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는 싱그러운 풋풋한 향기가 있고, 어른들에게는 성숙의 깊은 향기가 난다. 그런데 사도바울은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 일을 감당하리요”(고후 2:15∼16)
어느 날 한 여행자가 한 덩이의 진흙을 발견했는데, 몹시 향기로워서 온 방안에 향기가 가득했다. 이 놀라운 향기의 근원은 무엇일까? 이 진흙은 단순한 진흙에 불과했지만, 백합과 함께 있음으로 그 매혹적인 향취를 방안에 풍기는 흙이 된 것이다.
이처럼 처음부터 향기를 지닌 것도 있지만 누구와 함께 무슨 마음을 품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의 향기를 품어내게 된다. 우리 안에 예수님이 계시면 생명의 향기가 있고 예수님이 없는 사람에게는 사망의 냄새가 있다. 성경을 보라! 다윗의 은혜의 향기, 모세의 온유의 향기, 막달라 마리아의 헌신의 향기, 욥의 고난의 향기, 베드로의 충성의 향기, 야고보의 기도의 향기, 바울의 복음의 향기, 요한의 사랑의 향기로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품어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향기 중 가장 복되고 귀한 향기는 뭐니 뭐니 해도 모든 향기의 근원되신 예수의 향기이리라! 이해인 수녀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 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 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날마다 주와 함께 길가는 것이 즐거운 그리스도인들이여! 이 한여름에 하늘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성령의 바람타고 샤론의 꽃 예수의 향기를 온 누리에 흩뜨리며 폴폴 날려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켜보자.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영혼구원의 생명의 향기를 품게 하며 오늘도 저 천국을 향해 그리스도의 향기 한 가득 싣고 힘차게 달려가자. 주님이 우리의 풍성한 향기를 흠향하시고 얼마나 기뻐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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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7.08. am 10:38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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