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잊으랴! - 민장기 목사(엘림교회 담임) |
 6월이 오면 어린시절의 추억이 뭉게구름 처럼 피어 오른다. 다름아닌 반공 웅변대회의 모습이다. “이 열사∼ 부르짖어 외치노니∼ 이 작은 주먹으로∼ 우리나라를∼ 목숨바쳐 지키겠습니다!”라고 핏대를 올려 두 주먹을 불끈 쥐면, 운동장을 가득메운 전교생들과 동네 어르신들이 눈물을 훔치며 조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하나가 되었던 그 뜨거움을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6·25전쟁’ ‘반공’ ‘방첩’이란 단어는 외래어 보다 더 낯선 단어가 되어버렸다. 6·25 전쟁 당시, 서울 수도가 함락되고 일사천리로 북한군에게 밀린 대한민국은 임시수도를 부산으로 옮겼고 낙동강 전선의 왜관전투와 다부동 전투의 승패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영남지역의 목사들을 불러모아 부산 초량교회에서 구국기도회를 가졌다. 그날의 구국기도 내용은 미 공군 B29 폭격기가 낙동강 전투에 작전을 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상공에 계속되는 악천후의 날씨를 쾌청하게 해 달라는 기도였는데 목사들의 목숨을 담보한 간절한 금식기도가 끝나자 한국의 상공은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로 변하고 있었다.
이 때를 기다린 B29 폭격기 99대가 오키나와 기지를 이륙, 8월 16일 오전 11시 58분부터 12시 24분까지 불과 26분 동안 공산군 기지에 융단폭격을 감행함으로써 공산군의 낙동강 도강을 차단시켰다. 이 때의 융단폭격 장면은 6·25 관련 TV 화면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만일 당시 B29 폭격기의 출격이 하루나 이틀만 늦었어도 낙동강 전선의 교두보는 무너져 인천 상륙작전도 없었을 것이고 이 나라는 영영 공산국가로 변했을 것이다.
오늘날도 이 구국기도의 효시를 따라 국가의 위기 때마다 전 기독교인들이 구름떼 처럼 모여 죽기를 각오한 기도로 애국심을 발휘한다. 나라가 있어야 개인도 가정도 사회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착각하지 말것은 지금도 전쟁은 진행중이라는 사실이다. 2010년의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을 상기하라! 북한의 위협은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며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조인된 이후 현재까지 종전이 아니라 휴전상태(준 전시상황)로 있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서히 잊혀져가는 전쟁사! 희석되어 가는 애국심!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6·25체험 세대와 국사를 배운 2세대까지는 무방하다고 하나, 전쟁체험도, 국사교육도 못 받은 지금의 제3세대는 사실이 왜곡된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이는 실로 절치통곡할 일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이들의 희생에 감사하고, 이 희생의 피로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애국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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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6.24. am 10:42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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