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행복의 떡’을 맛볼 수 있다. 

 ‘떡집’에 인생 건 세 아들의 도전 이야기
자녀 훈육 할때 ‘십일조’ ‘형제 우애’ 강조
                     

 <인간극장>에 소개된 그 ‘떡집 부자’

 사방이 고요히 잠들어 있는 새벽 3시, 어둠을 뚫고 떡집 불이 켜진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소리, 떡 판에 재료들을 안치는 빠른 손 놀림,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갓 나온 맛있는 떡들.

 매일 행복이 빚어지는 이 곳은 지난 4월 KBS 방송 <인간극장>에 소개된 망원동 ‘경기 떡집’, 우리교회 최길선 안수집사네다.

 방송에서 ‘떡집 5부자’로 소개된 최 안수집사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떡을 만드는 이는 아버지와 셋째 넷째 아들. 부모의 가업을 잇겠다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셋째 대한은 12년째, 넷째 대웅은 8년째 베테랑이 됐다.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맨 아들들은 이제 알아서 모든 일을 척척해낸다. 최길선 안수집사를 쏙 빼닮은 대한은 지난해 대한민국 최연소 ‘떡 명장’이 되면서 날마다 최고의 맛을 빚어내는데 최선을 다한다. 여기에 8개월 전, 큰 아들 대로까지 떡 집 일에 합류해 최길선 안수집사의 가정은 새벽마다 고소한 행복이 빚어지고 있다.

 진정한 명장 ‘아버지’

 경북 왜관의 한 보육원에서 자란 최길선 안수집사와 김예분 집사에게는 모두 네 명의 아들이 있다. 서른을 갓 넘은 대로를 시작으로 24살 막내 대웅까지. 이 가운데 둘째 대현을 빼고 대로, 대한, 대웅 형제는 떡집의 대를 잇고 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대로가 떡 집 일에 뛰어들기 전까지 아버지 최길선 안수집사는 대한 대웅과 늘 함께였다. 떡 맛 좋기로 소문난 떡집의 가업을 잇는 것이 두 아들의 사명이었다. 그러나 대로가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떡 집 일에 합류하면서 일이 커졌다.
 “아버지와 두 동생의 능력을 반짝 반짝 빛내주고 싶었어요.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거죠”

 지난해 가을, ‘떡이라면 한 실력’한다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대한민국 떡 명장 선발대회. 대현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호박 떡을 출품 할 때 형 대로는 작품이 돋보일수 있도록 신경썼다. 형제의 노력에 ‘명장’ 타이틀은 대한에게 돌아갔다.

 “하나님이 대한이에게 상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하곤 합니다” 대한의 ‘떡 명장’ 수상을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최길선 안수집사였다.

 최 안수집사는 19살에 보육원을 나와 낙원상가 한 제분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가난하고 배고픈 힘든 시기였다. 결혼하고 제분소에서 어렵게 모은 돈으로 국수공장, 방앗간 등을 운영했지만 돌아온 것은 빚더미 뿐이었다.

 “그래도 그때는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삶의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난도 컸지만 어느 때보다 은혜가 많았던 시기였어요”

 아이들이 다니던 학원을 중단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던 시기. 그래도 최길선 안수집사는 십일조만은 잊지 않고 하나님께 드렸다.

 “내 것이 아니니까요.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니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당연한 거 였어요” 순수한 신앙 열정을 가졌던 그는 당시 어려운 형편에서도 고난에 처한 목회자를 돕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자식에게 많은 복을 부어주실 것’을 약속했다.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아버지 최길선 안수집사를 두고 자녀들은 진정한 ‘명장’이라고 이야기했다.

 주님 안에서 찾은 새로운 꿈

 최길선 안수집사가 재기를 꿈꾼 건 조용기 목사의 설교 때문이었다. 말씀 안에서 희망을 찾은 그는 20년 전 망원동으로 이사하면서 다시 떡집을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망할 걸 왜 또 하냐고 걱정했다.  떡 집을 시작하기 전 최 안수집사는 기도원에서 삼일동안 금식기도를 했다.

 그의 마음에는 ‘반드시 주일 성수하라’는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갚아야 할 빚을 생각하면 주일도 없이 일을 해야 할 형편이었는데 하나님은 반드시 주일을 지키라 하시는 거예요. 갈등 끝에 ‘그래, 주님 명령이니 순종하자’ 생각하고 주일을 지켰습니다. 그러자 생각지 않았던 하나님의 축복이 임했습니다”

 모두들 힘들어 했던 IMF 시절, 최길선 안수집사는 승승장구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건물도 마련했다. 최 안수집사는 ‘축복’도 감사했지만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나 같은 사람과 동행해주셨다는 것이 제일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처음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다닐 때는 2년 동안 예배 시간 내내 울었어요. 하나님의 은혜가 감격스러웠거든요. 순복음을 통해 저와 아내는 ‘희망’을 배웠고, 꿈을 갖게 됐어요” 어려울 때도, 기쁠 때도, 하나님께 은혜를 받을 때도 최 안수집사 부부는 자녀들과 모든 것을 나눴다.

 부모의 순수한 신앙심과 꿈을 향한 도전 정신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전해졌다. 연대를 졸업한 큰 아들 대로는 교회학교 중등부 교사로 봉사하며, 떡 연구소와 인터넷 사업 ‘소담 떡방’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가 쌓은 최고의 떡 맛을 고품격으로 승화시켜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둘째 대현은 미국 UCLA를 졸업하고 현재 대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셋째 대한은 일찌감치 떡 만드는 일에 뛰어들어 한국 최연소 떡 명장이 됐고, 최고의 떡 맛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부터는 떡 전문학원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막내 대웅은 떡 카페에 대한 꿈을 갖고 신세대 입맛을 사로잡을 떡 개발에 쉼 없이 도전하고 있다. 대웅도 현재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 강의를 맡고 있으며 철저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4살 막내까지 떡 만드는 일을 시켜가며 온 가족이 고생했던 지난 세월. 최길선 안수집사의 가정을 오늘까지 이어오게 한 힘은 단단한 ‘가족 사랑’이었다. 유난히 부모에 대한 존경과 형제간의 우애가 깊은 아들들은 장성한 지금도 모이면 밤새도록 이야기 꽃을 피울 정도다.

 최길선 안수집사에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나온 것’ ‘하나님은 살아계시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십일조를 통해 복을 받은 것’ 세 가지를 꼽았다. 그래서 그가 자녀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십일조 생활’이다.

 최길선 안수집사는 “어릴 적부터 이것만은 반드시 가르쳤다. 큰 아들 대로가 대학시절 과외로 번 돈 60만원을 첫 열매라며 하나님께 모두 드린 것을 보고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십일조 생활’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좋으신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때 반드시 채워주십니다. 또한 ‘겸손’해야 합니다. 자신을 낮출 때 하나님은 우리를 높여주십니다. 더 바란다면 아이들이 지금처럼 깊은 우애 속에 지내길 부모로서 바랄 뿐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떡 맛을 위해 달려온 최길선 안수집사와 더 큰 미래를 꿈꾸며 가업을 잇고 있는 세 아들. 주님을 향한 이들의 믿음과 단단한 가족사랑, 미래를 위한 쉼 없는 도전이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