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살아 남는 법
소통키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억해야
점심식사후 깔끔한 입맛 정리를 위해 찾게되는 회사앞 카페가 있다. 그곳에서는 사무실로 돌아가기전 폭풍수다에 빠진 여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담을 위해 창조된 하와들의 모습, 즐거워보이고 유쾌해 보인다. 옆 테이블 훈남에게는 관심도 없다. 섭섭한 마음 애써 누르며 그들을 주목해보자. 한손으로는 연신 카카오톡으로 수다 떨면서 입으로는 김대리의 패션 감각에 대해 끝짱토론을 벌인다. ‘아∼여기 커피 참 좋아’ 혼잣말 같지만 이미 함께한 두 명의 하와들은 소울메이트로 변신완료다. 여자들은 맞장구를 맛깔스럽게 친다. 소통의 달인들, 지경을 넓히는 야베스 후손들 답다.
또 하나 경이로운 면은, 문제앞에서의 대화법이다. 남자들은 우선 머릿속에서 혼자 상황을 정리한다.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안달이 난다. 광야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준비하시는 예수님의 질문에 빌립은 빠른 계산으로 손익계산을 뽑아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예수님의 명령은 저녁꺼리 걱정하는 여자들의 수다들을 들으셨기 때문 아니었을까. 여자들은 어떤 문제든 혼자 고민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일단 많은 말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는 것이 하나님의 오묘한 창조물, 여자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임수정(연정인 역), 이선균(이두현 역), 류승룡(장성기 역)]은 그런 여자를 이해 못하는 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쉴새없이 지저귀는 아내(연정인)의 불평과 독설에 남편(이두현)은 이혼을 결심한다. 그러나 트리플A형 소심남인 두현은 혼잣말로 ‘우리 이혼해’를 외칠 뿐이다. 그가 꺼낸 비장의 무기는 전설적인 카사노바를 영입해 아내를 유혹하게 하는 것. 최종목표는 이혼이다. 아니, 그녀로부터의 탈출이다.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다. 일본 대도시 한 복판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는 정인에게 걸려온 전화. 분명 서울에 계신 엄마와의 국제전화인데 정인은 자신에게 안부전화 한 통화 없는 친구들을 탓한다. 요금 비싸다며 끊을 것을 재촉하지만 정작 자기 할말은 다 하고 있다. 그런 정인의 수다를 멈추게 하는 것이 ‘지진’이다.
이 영화에서 ‘지진’은 결정적인 장면마다 등장한다. 엄마와의 수다 끝에 만난 첫 지진은 훈남 두현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건물밖으로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오는 정인에게 “한국인이세요?” 묻는 두현. 서툰 일본어로 답하는 정인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의 동행을 제시하는 두현에게 이미 마음은 격한 진동중이다.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 가장 안전한 곳, 그런 장소에서 두현의 멋진 멘트는 ‘안정’을 추구하는 여자들의 심리를 확실하게 꿰뚫는다. 예쁘다는 말 싫어할 여자는 없다. 불안심리후 듣는 말은 더 매력적이다.
결혼후 7년이 흘렀다. 여전한 것은 아내 정인의 독설과 불평이다. 신문배달부와 대판 싸우고 이제는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온다. 변기위에 앉은 두현에게 과일주스를 건내면서도 정당성 입증에는 쉼이 없다. ‘화장실에서 혼자 심심해 할까봐’ 라는 표현은 여자들의 ‘사랑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현은 그런 마음을 읽지 못한다. 출근하는 운전대 앞에서도 ‘투덜이’로 입력된 아내 정인의 수다는 휴대폰을 통해 계속된다. 아내의 불평과 독설에 견디다 못한 두현은 결국 “제 아내를 유혹해 주세요! 제발요!”라고 외친다. 부탁이 아니라 절규다.
상상하듯 카사노바의 이름 성기는 상징적이다. 그는 여자작동법의 전문가다. 여자가 원하는 것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줄줄 아는 국제적인 카사노바다. 남편 두현의 부탁대로 성기는 ‘정인 유혹작전’에 들어가고 어느정도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뽀삐(뽀뽀 안해주면 삐지는 여자)에 대한 아픔이다. 한 여자에게 입은 상처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못하는 남자다.
유혹에 빠졌던, 아니 빠지고 싶었던 정인은 돌발적인 ‘지진’을 통해 다시 두현과 만난다. 지진을 무서워하는 아내를 보며 두현은 첫사랑을 떠올리며 회복해간다. 정인 또한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독설로 “왜 나를 쳐다봐주지 않는거야?” 했던 그녀도 성기를 통해 사랑을 회복한다. 천부적인 카사노바 성기도 정인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료받는다. 결국 이 영화의 세 주인공들은 서로가 사랑을 주고 받으며 상처를 치료받고 온전해진다.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찾아오셔서 상처를 어루만지시고 치유함을 주셨듯이 말이다. 성령충만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랑으로 서로 소통했다.
이 시대에 남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소통을 위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 금성에서 왔건 화성에서 왔건 하나님이 창조하신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다. 제발 부탁이다. 남자들이여! 여자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리액션을 준비하라. 사랑한다는 것은 소통이기 때문이다. 호국보훈의 달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6븡25만이 아니다. 이 땅에 오셔서 소통하기 위해 십자가위에 못박히신 예수님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