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도 예배를 드리듯 진실하고 겸손하게 신앙생활을 하며 나눔을 실천해 온 권사님이 있었다. 그 권사님은 교회는 물론 이웃 친지들에게도 사랑과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그 분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시부모님이 십년 넘게 별거생활을 하시는 것이다. 시어머님은 한 집에 모시는데, 시아버님은 혼자 따로 사시기 때문에 늘 마음에 걸렸다. 매달 생활비를 드리고 자주 들여다보지만 시부모님의 별거는 자손들에게 보통 마음고생이 아니었다. 화해를 시키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시아버지는 시아버지대로 막무가내였다. 젊었을 때 시아버지가 실수한 일이 있었는데, 결벽증이 있는 시어머니가 죽어도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아버지는 시아버지대로 고집불통인 시어머니라면 손사래를 치는 게 아닌가!

 권사님의 고민은 깊었다. 어르신들의 불화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문제였다. 그저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하나님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시기 시작했다. 남편이 살던 단독주택을 헐고 건물을 짓기로 한 것이다. 넓은 대지에 4층 건물을 짓고 엘리베이터도 들였는데 권사님 가족이 살 4층은 방이 다섯 개나 됐다. 권사님이 시아버지를 모시겠다고 하자 친척들이 불화가 생길 거라며 반대를 했고 남편도 망설였다. 시어머니는 처음 반대를 했지만 시부모님 두 분 다 모셔야한다는 며느리의 뜻에 묵언으로 동의를 하셨다.

 놀라운 것은, 건물을 다 짓고 등기가 나기까지 이웃들과 단 한 차례도 불미스러운 일 없이 순탄한 건축을 했다는 것이다. 다 지은 후 시아버님이 와서 보시더니 아이처럼 좋아하셨다고 한다. 사실 가족과 떨어져 10년 넘게 사셨으니 외롭기도 하셨으리라. 두 말 없이 이사 오시더니 매일 아침 콧노래까지 부르며 온 집안을 청소하신단다. 두 분의 방은 서로 마주보는 곳에 배정을 해 드렸는데 언젠가 각 방이 한 방이 될 수 있을 그 날을 권사님은 기대한다.

 크든 작든 누구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바로 그 자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이다. 문제는 선한 영향력일 수도 있고 악한 영향력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교회에서 뿐 아니라 실제 생활도 예배의 연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위로 하나님이 보시고 주위에서도 수많은 눈이 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아프게 하는 것은 예수님을 또 한 번 십자가에 못 박는 행위이다. 나를 위해 온갖 고통을 감당하며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아닌가.

 삶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권사님의 모습에서 선한 영향력의 본보기를 보는 것 같다.

조임생 권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