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성령운동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국내대학 17개, 해외대학 14개 등 지교회 세워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이 때에 대학생 선교를 위해 아예 대학에 들어가서 교회를 세운 이가 있다.
 대학연합교회(UC·University church)를 담임하고 있는 김형민 목사는 현재 국내대학 17개, 해외대학 14개 등에 교회를 세웠다.

 김형민 목사는 침례교의 대표적인 원로 목회자인 오관석 목사의 며느리다. 또 서울중앙침례교회 오영택 목사의 부인이다. 1994년부터 5년 동안 남편 오영택 목사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교 사역을 펼치기도 했었다. 김 목사가 하나님을 믿고 오영택 목사를 만나 결혼해 청년사역자가 되기까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였고 예비하심이었다.  

 김형민 목사는 미션 스쿨 여고를 나왔다. 믿지 않는 가정에서 자란 그녀가 미션스쿨을 다니면서 예수님의 희생, 사랑, 십자가 등의 기독교 개념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채플시간도 빼먹기 일쑤였다. 고3 졸업 무렵 비교적 안정권의 대학을 택해 입시를 치렀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불합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억울함보다도 죄책감이 들었다. 대학 입시 낙방이 채플 시간을 빼먹었던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던 것이다. 며칠 뒤 김 목사는 하나님께 사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교회가 보이면 바로 내려야지 마음먹었다. 그리고 큰 교회가 나타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였다.

 많은 무리를 따라 무작정 들어간 교회. 그냥 사과를 하러온 그곳에서 그녀의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는 계기가 생겨난 것이었다.

 “조용기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어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여 다 내게로 오라’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마음이 울컥하더니 너무나 눈물이 쏟아지는 것이었어요. 제 몸이 교회 바닥에 붙어버린것 같았어요. 그래서 9시 11시예배 그리고 1시까지 계속 예배를 드렸어요. 그리고 그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1년이 지난 뒤 김 목사는 집에서 좀 더 가까운 동네의 작은 감리교회에 출석했다. 어느 날 문득 전도를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담임목사를 찾아갔다.

 “목사님께 큰 북을 하나만 빌려달라고 했어요. 목사님은 제게 그 북을 어디에 쓰려고 빌려달라느냐고 물었죠. 전 당당하게 ‘전도하는데 쓴다’고 대답했어요. 전도는 일단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당시 초신자와 다름없던 김 목사는 전도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북을 받은 그는 온 동네를 돌면서 ‘진짜 사나이’를 불렀다. 군대도 갔다 오지 않은 어린 처녀가 군가를 부르고 다니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밖에 없었다. “풀빵 장수 아저씨, 세탁소 아주머니 등 온 동네 사람들이 나와 진기한 구경거리라도 만난 것처럼 넋을 잃고 보고 있었어요. 그렇게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자 100여 명의 사람들이 제 뒤를 따라 교회로 들어왔어요. 할렐루야”

 물론 모두 어린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큰 선물이었다. 비록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전도하겠다는 진지한 마음만 있으면 주님께서 언제든지 모든 길과 세세한 방법까지 보여 주시고 가르쳐 주신다는 것을 김형민 목사는 깨달을 수 있었다.

 “한참 전도를 하러 다니던 때였어요. 다방에 들어갔는데 마음의 감동이 밀려왔어요. 이런 마음의 감동을 거부한다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복음을 전하기로 했어요. 다방에 있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어요. 그 중에서 딱 한 사람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그가 바로 남편인 오영택 목사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오 목사와 결혼해 몇 달 후 유학길에 올랐다. 남편의 유학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녀는 늘 가슴 한 구석에 학업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김 목사는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은 거실에 십자가 하나 걸어놓고 주님께 엎드려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밤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날 밤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문을 열어보니 빨간색 조깅복를 하고 있는 어떤 키 큰 백인 할아버지가 잠시 비를 피할 수 없겠냐고 물어왔다. 기도를 하다 흘린 눈물로 눈가가 젖어 있었던 김 목사에게 그
는 “왜 우느냐?”고 물었다.

 “그때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딱 세 마디로 대답했어요. ”스쿨! 스쿨! 스쿨! 다음날 학교 오피스가 쓰여진 흰 봉투가 배달왔어요. 그안에 4년동안 다닐 장학금이 들어있었어요. 비를 피하러 온 할아버지가 그 학교 총장님이셨습니다”

 김형민 목사는 미국 사우스웨스트대와 골든게이트 침례신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 건국대 교목으로 사역 하던 중 학원복음화라는 거룩한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전국 캠퍼스마다 교회 세우기를 꿈꾸는 그녀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 본성전 외에 고려대와 건국대, 신촌, 서울시립대, 미국 남가주대 등에 지교회를 세웠다. 대학연합교회(UC)에는 복음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청년들로 가득하다. 이들 청년들은 복음성가보다는 찬송을 부르며 공예배를 중요시한다. 십일조 생활도 철저하다. 이들은 말씀을 통째로 외우려고 한다. 이에 대해 김형민 목사는 “교회 청년 성도들은 성령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모든 일에 열성적”이라면서 “한국 교회는 젊은이에게서 성령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에게 성령운동을 하는 그녀에게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빛이 비추는 것같다. 그런 그녀가 참 아름답다. 

글·이소흔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