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만나고 영적, 물질적 축복 받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내게 2006년 남편의 사업 부도는 큰 충격이었다. 남편은 베트남으로 홀로 떠났고 나는 두 아이들과 덜렁 남겨졌다. 곧바로 살던 집을 비워줘야 했다. 집을 구하러 가는 버스 안에서 마음속에 ‘하나님을 찾으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지하 단칸방이라도 오늘 집이 계약된다면 하나님만 따르겠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내가 할 기도는 아니었다. 나는 그때 타종교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그날 집을 구했다. 하지만 작아진 집에 맞춰 짐을 버리고 버려도 끝이 없었고 나는 깊은 무기력에 빠졌다. 우리 부부는 매우 사이가 좋았다. 나만 힘들게 남겨두고 떠난 남편이 원망스럽고 계속 되는 우울감에 먹지도 씻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만 힘들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조금 있으려니 교회를 다니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무 말 없이 혼자 이사한 나를 안쓰러워하던 언니는 가스레인지를 가져 갈테니 무거워서 교회 집사님도 함께 오겠다고 했다. 그때까지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싫었다. 학부모 모임에서도 괜히 말붙이면 곤란하니 절대 옆에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언니와 함께 오신 지역장이라는 집사님이 그저 조용히 기도를 해주시는데 마음이 녹았다. 나도 모르게 ‘이번주는 안 되고 다음주부터 교회에 갈께요’라고 말해버렸다.

 예배드리러 가면 기도도 할 줄 모르는데 실컷 울고 나면 마음이 시원해졌다. 성령침례를 받으니 희망이 보였다. ‘나만 힘들다’가 아니라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었다. 남편에게도 예수님 믿으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잘 말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 나오면 얼굴 보고 이야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내가 예수님을 믿게 됐다는 말이 먼저 앞섰다. 남편은 깜짝 놀라며 다시 말하라고 했다. 남편 역시 기독교를 나 이상으로 꺼려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간의 절망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얼마 후 구정이 돼 남편이 한국에 들어왔다. 밤새 비행기를 타고 온 남편과 함께 수요예배에 참석했다. 남편도 조용기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달 보름동안을 계속 같이 다니며 모든 예배에 참석했고 우리 부부는 다시금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쌓았다. 나 힘든 것만 생각하고 남편이 고생하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을 회개했다.

 그때 당시 교회에 구제 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100원조차 없는 날이 많았다. 당장 직장에 다녀야 하지만 주변 분들은 남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복 주실 것이라며 함께 기도해 주시겠다고 했다. ‘교회 다니면 가난한 사람 하나도 없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믿고 기도에 힘썼다.

 괴로울 땐 기도처에 가서 소리를 지르며 기도했다. 그러던 중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 길에 ‘성경 공부 하세요’라는 말이 들렸다. 처음 버스 안에서 기도할 때처럼 가슴에 뜨거운게 욱하고 박혔다. ‘너는 이제 하나님을 알고 다니라’는 마음이 들어 가던 길 중간에 탁 서버렸다. 헌금을 내고 싶어 1000원짜리를 어떻게든 안 쓰고 갖고 있다 낼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는데 그날은 성경교육 등록비 3만원을 낼 돈이 있었다. 성경 교육을 받으면서 비로소 하나님을 알게 됐다. 말씀은 여러 상황 속에서 실족치 않고 이겨내는 힘이 됐다.

 주님 안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내 모습을 다듬어 주시고 위로해주셨다. 지금 나는 다문화지역 지역장도 맡고 있다. 정말 물질 축복이 남편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시간도 물질도 걱정 없이 마음껏 봉사하고 있다. 우리 지역은 베트남 등 외국에서 이주해 온 이들로 이루어져 그들이 편하게 친구들도 데려 오는 모임이다. 일주일에 한번 그들을 만나 맛있는 것도 대접하고 동생들처럼 돌보고 교제를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하나님께서 나의 지경을 넓혀주셨다. 참 좋으신 하나님을 전하며 내가 받은 복을 이웃에게 전하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