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매 제자들이 바다에 내려가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가버나움으로 가는데 이미 어두웠고 예수는 아직 그들에게 오시지 아니하셨더니 큰 바람이 불어 파도가 일어나더라” (요 6:16∼18)

 벳새다 광야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자신을 억지로 왕으로 삼으려 하자, 제자들을 배에 먼저 태워 가버나움으로 보내시고 산에 올라가 기도하셨습니다. 이미 날은 저물어 어두웠으나 제자들을 열심히 노를 저어 가버나움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파도가 일어나 배가 표류하기 시작했습니다. 갈릴리 바다는 수면이 지중해면보다 200여 미터나 낮고 주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바람이 불어오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돌발적인 폭풍으로 변하여 거센 풍랑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거센 풍랑과 폭풍에 언제 배가 파손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한 제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계속 노를 저었습니다.

“제자들이 노를 저어 십여 리쯤 가다가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심을 보고 두려워하거늘 이르시되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신대 이에 기뻐서 배로 영접하니 배는 곧 그들이 가려던 땅에 이르렀더라” (요 6:19∼21)

 그 때 예수님께서는 산에서 기도를 마치시고 바다 위로 걸어 제자들이 탄 배를 향해 오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본 제자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물 위로 걸어오시리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였음으로 예수님을 유령으로 착각했던 것입니다(막 6:49). 예수님께서는 두려워 떨며 비명을 지르는 제자들에게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며 그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예수님의 음성을 듣자 제자들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위기 가운데서 예수님을 만난 것이 너무 반갑고 기뻐서 얼른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배에 타시자, 그토록 무섭게 몰아치던 폭풍이 가라앉고 풍랑이 잔잔해져서 배는 목적지인 가버나움으로 순조롭게 갈 수 있었습니다(막 6:51).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계신 곳에는 평안과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마음속에 평화가 임합니다. 시험과 환난을 만나면 우리의 마음속에 파도가 요동치므로 불안, 초조, 염려, 근심, 절망이 꽉 들어차게 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주님께서 멀리 계신 것 같고 막막해서 마음속의 파도가 치는 대로 부대끼며, 두려움과 절망의 심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더욱 깊이 빠져 들어가고 맙니다. 기도도 되지 않고, 찬송도 나오지 않고, 망망한 세상 바다에 혼자 뚝 떨어져 있는 외톨이라는 생각만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더욱 부르짖어 기도해야 합니다. 시험과 환난과 풍랑에 표류하고 있는 우리 마음의 배에 예수님을 모셔들여야 합니다. 그러면 예수께서 주시는 평안과 기쁨이 꽉 들어차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강해’(서울말씀사)에서 요약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