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갑으로부터 밭 200평을 매수 후 30년이 경과하였으나, 2년 전 군청에서 국가의 잡종재산인 토지 60평 정도를 침범하였으니, 변상금을 내고 대부계약을 체결하라고 하여 대부료를 내고 있습니다. 위 토지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 와서 소유권 취득이 가능한지 여부와 대부료가 과다한 경우 조종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잡종재산이란 행정재산 및 보존재산이 아닌 일체의 국유재산이며, 사유재산과 동일하게 민법 제245조에 의하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일단 귀하는 국유의 잡종재산인 토지 30평을 20년 이상 평온, 공연하게 점유해온 것이므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점유자가 취득시효기간 진행 중에 국가와 사이에 국유재산대부계약을 체결하고 대부기간 동안 매년 대부료를 납부한 데 그치지 아니하고 그 계약 전에 밀린 점용료를 변상금이란 명목으로 납부하기까지 하였다면, 이는 점유자가 토지에 대한 국가의 소유권을 승인하고서 국가의 승낙하에 그 토지를 대부받아 점유하여온 것으로서, 그 토지에 대한 변상금납부 내지 대부계약체결 이후의 점유자의 점유는 타주점유로 보아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이미 취득시효가 완성된 후 국가와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대부료를 납부한 사실만으로는 취득시효완성의 이익을 포기하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러한 대부계약이 아무런 하자 없이 여러 차례에 걸쳐 체결되었다거나, 단순히 대부계약의 체결에 그치지 않고 그 계약 전에 밀린 점용료를 변상금이란 명목으로 납부하는 데까지 나아갔다면 그러한 대부계약체결이나 변상금납부는 국가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취득시효완성의 이익을 포기한다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단지 1회의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대부료만을 납부하였다면 그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수회에 걸쳐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대부료를 납부하고 변상금까지 납부한 경우에는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합니다.

 주의할 점은 가사 시효취득이 어렵고 변상금에 대하여 과다하여 불만이 있을 경우 잡종재산 대부행위의 본질이 사법상의 법률행위이므로 행정소송이 아닌 민사소송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강 길 변호사 (법률사무소 한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