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바로 당신입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므로 자만치 말아야
은사와 달란트의 적절한 배치로 승리할 수 있어

 안녕하세요? ‘어벤져스’라는 영화를 대부분 보셨으리라 믿고 이야기를 드리려 합니다. 우선 제 소개부터 하자면 영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등장하는 잘생긴 훈남 토니스타크입니다. 사실 아이언맨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죠. 아이언맨 시리즈를 통해 제 성격이 좀 제멋대로인건 아셨을거예요. 남들보다 잘나서 자랑하다가 그렇게 됐다기보다는 열정이 넘쳐서 그렇다고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영화만 봐도 그렇습니다. ‘어벤져스’란 영화를 만들기는 애초부터 쉽지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영화에 나오는 6명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영웅들은 다 제 각각입니다. 팀워크를 이루긴 커녕 개성이 너무 뚜렷하다보니 이들을 한 곳에 모으는 일조차 불가능해 보입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쉿! 사실 이 영화 ‘어벤져스’는 ‘아이언맨3’ 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가 없으면 아무 일도 안됩니다. 사사시대의 사사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영웅들이 한곳에 모였죠. 신의 망치를 들고 설치는 토르, 무한정 리필되는 파워발바닥 헐크, 리더십의 훈남 캡틴 아메리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시력의 소유자 호크아이, 도도한 상담전문가 블랙위도우 등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저만큼 존재감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헐크가 섭섭해할지 모르지만 사사의 꽃 삼손은 제 몫일듯해요. 영화 초반에는 제가 거의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스토리 라인을 잡고 있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세상을 구할 영웅들이라고는 하지만 모인 6명은 참 알다가도 모를 분들입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남밖에 모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영웅이죠. 남의 일이라면 물불을 안가리고 뛰어듭니다. 토르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망치만 들고 설쳐대는 게 악역을 맡은 이복동생 로키에게 묻어가려는 게 아닌가 의심됩니다. 헐크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분입니다.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분이니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죠. 그저 성격 안 건드리는 게 최선입니다. 블랙위도우는 호크아이랑 사귄다고 봐야합니다. 호크아이는 ‘자기가 무얼 한지도 모릅’니다. 영화 초반에 악의 세력에 사로잡혀 이용만 당하니 그럴 수밖에요. 저요? 저는 ‘저밖에 모르’죠. 한마디로 제 잘난맛에 사는 훈남입니다. 하지만 저도 알고보면 따뜻하고 섬세한 남자입니다. 

 악의 화신으로 로키가 등장합니다. 토르의 동생이기도 하죠. 로키는 지구정복을 꿈꿉니다. 요셉처럼 아름다운 꿈을 꾸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악한자로 나섭니다. 형인 토르는 어떻게든 묻어가려고 로키를 과격하게 설득합니다. 그런데 그게 맘대로 되나요? 도리어 저를 포함한 6명의 영웅들이 각자 노는 꼴이 되고 말았죠. 한번쯤은 필요하기도 했지만 서로의 힘과 능력으로 다툽니다. 힘 겨루기를 통해 팀워크는 만들어지기도 전에 산산조각 나고 맙니다.
 이제사 밝히지만 저도 3대째 예수님 잘 믿는 복받은 가정에서 자라난 크리스천입니다. 성경도 일독이상 했구요. 문화적인 차이도 극복하고 십일조도 출석교회에 잘 드리는 편입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딱 그거더라구요. 나를 내세우니 상대방이 죽고 상대방을 제거하기 위해서 나를 더욱더 내세우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내 눈의 들보도 보지 못하는 영웅들이 무슨 지구를 구하겠다고 나섰는지 한참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죠.

 그런데 영화가 중반 이후를 넘어가면서 닉 퓨리 국장(국제평화유지기구 쉴드)의 한마디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동기부여가 된 것이죠. 한 사람의 죽음이 밀알이 되어 동료들 가슴에 불을 당겼습니다. 영웅들이 조금씩 팀워크를 이루어가면서 ‘아! 바로 이거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영적전쟁을 이야기할 때 6가지의 무기들로 무장할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구원의 투구와 의의 흉배, 믿음의 방패와 성령의 검, 진리의 허리띠와 복음의 신발이 그것입니다. 누가봐도 울트라급 주인공인 제가 멋지게 역할분담에 앞장섰죠. 천둥의 신 토르에게는 성령의 검을 주어 망치로 휘두르게 했습니다. 맨발로 빌딩을 넘어다니는 모습이 안스러워 헐크에게는 복음의 신을 브랜드 있는 걸로 신겨드렸죠. 캡틴 아메리카에게는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믿음의 방패를 주었습니다. 호크아이는 가슴이 약하므로(가슴을 통해 악의 기운을 전달 받는 장면에 유의) 의의 흉배를, 블랙위도우는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상담전문가이므로 진리의 띠를 장착하도록 했습니다. 저는 말씀 안드려도 아시겠죠? 빠른 두뇌회전이 생명인 제가 구원의 투구를 마다할 리가 없습니다. 영적전쟁의 무기 6가지를 장착한 영웅들의 모습, 진짜 영웅이었습니다. 

 성경에 나온 대로 순종함으로 우리 6명의 영웅들은 팀워크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의 반목과 시기질투들이 공동목표를 향해 화합하는 동안 사라졌습니다. 우리들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말씀이 맞았습니다. 악의 영들을 상대하기 위해 우리 6명은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하나가 되어 싸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주셨던 말씀대로 담대하게 임했습니다. 산 위에서 모세가 손을 들고 기도할 때에 여호수아의 군대가 아말렉을 이겼듯이 영적인 힘을 간구하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결단의 순간을 주시더군요. 어떡하든 적들을 막아보려고 동분서주 하고 있는 사이 뉴욕을 한번에 날려버릴 핵미사일이 발사된 것입니다. 순간 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적들을 없애기 위해 무고한 뉴욕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순 없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핵미사일을 가슴으로 안고 적들의 본부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깨어보니 제 주위에 동료들이 둘러서 있었습니다. 따뜻한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사랑의 눈빛들이 느껴졌습니다. 바로 이게 팀워크 아닐까요? 걱정해주고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것. 그것이 세상을 구하는 힘이 됩니다. 그 힘이 영웅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굳게 믿습니다. 영웅은 바로 당신입니다. 

칼럼니스트 push9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