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 몰트만 박사 세 번째 대담 가져
‘희망’ 체험, 절망적인 삶의 생명력… 동감

 세계적인 조직신학 석학인 위르겐 몰트만(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 박사가 3일 희망의 목회자 조용기 목사를 찾아왔다. 이날 조용기 목사는 집무실 밖에 서서 오랜 친구를 기다렸다. 이윽고 몰트만 박사가 보이자 이들은 포옹하며 재회의 기쁨을 감추질 못했다. 이날 만남에는 이영훈 목사,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유석성 총장(서울신대)이 함께했다.  먼저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조용기 목사의 질문에 몰트만 박사는 “매일 매일 희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대답해 이들의 ‘희망이야기’가 시작됐다.

 조용기 목사는 “희망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실절적인 근본이 된다. 절망과 낙심은 죽음의 시작이 된다”고 말하자 몰트만 박사는 “희망은 우리를 영원한 삶으로 인도한다. 희망의 신학은 나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조용기 목사는 “아…강제노동수용소에서 비롯된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몰트만 박사는 “맞다. 하지만 고통의 경험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몰트만 박사는 1926년 함부르크의 개신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17세 되던 해 함부르크가 무참히 파괴되는 것을 본 몰트만은 18세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다. 이듬해에 전쟁 포로가 되어 벨기에, 스코틀랜드에서 3년간 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그는 자신의 삶의 확실성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그 동안 그는 기독교적 삶 속에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했고, 이 경험은 그에게 절망과 자포자기를 이겨내는 생명력을 선사했다. 그리하여 그는 그리스도인이 되어 신학 공부를 시작해 석학이 된 것이다. 전쟁 체험은 일평생 그의 신학이 연대적, 현실적 특징을 갖도록 방향을 제시했다. 개개인이 경험하는 삶의 상황은 개인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항상 사회적, 집단적 경험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자각한 것이다.



 조용기 목사와 몰트만 박사의 만남은 1995년 63빌딩에서 열린 월간동아 주최 간담회에서 시작됐다. 몰트만 교수는 그 첫 번째 만남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아직도 그때를 기억한다. 오전 7시였는데 오전 10시까지 대화를 나눴다”라고 몰트만 박사가 말하자 조용기 목사는 “몰트만 박사가 말한 ‘희망의 신학’이 나의 목회의 기반이 됐다. 희망은 우리가 목적지로 가는데 용기를 준다. 당신의 신학에서 많이 배운다”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는 “성경 요한복음 3장 16절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씀을 통해 영혼 구원만이 아닌 사회 구원을 깨달았다. 그래서 2005년부터 우리교회가 사회적 구원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는 몰트만 박사에게 우리교회 2대 당회장인 이영훈 목사를 소개했다. 작년 NCCK회장을 했다고 말하며 두 거장의 대화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로 이어졌다.  조용기 목사가 “세계교회의 잔치인 WCC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말하자 몰트만 박사는 “오순절교단이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며 “이 세계적인 대회가 한국의 기독교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영훈 목사는 우리교회가 매년 개최하는 국제신학컨퍼런스에 몰트만 박사가 와서 강연해 줄 것을 약속받았다. 희망의 거장들은 세 번째 만남을 아쉬워하며 다시 만날 것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