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오랜 화두임에도 아직까지 불통인 것은 소통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 근무 시간의 70%를 소통을 위해 사용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기업 문제의 70%가 소통의 부재로 생긴다고 합니다. 비단 기업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정치권의, 학교 폭력의 원인도 소통의 문제에서 찾아볼 일입니다. 얼마 전, 우연찮게 KBS 아나운서이자 대한민국 1호 커뮤니케이션 박사 타이틀을 딴 김은성 씨의 소통 강좌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소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공감이 무엇인가요? 공감은 상대의 마음으로 찾아가는 일입니다. 그것은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가능합니다.

 한 가지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노부부가 40년 결혼생활을 끝으로 이혼을 하게 됐습니다. 부부는 법정에서 이혼 도장을 찍고 나와 마지막으로 통닭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통닭 한 마리가 나오자 할아버지는 재빨리 날개를 골라 할머니에게 주었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평생 같이 살았으면서 여지껏 내가 닭다리 좋아하는 것도 모르냐며 버럭 화를 냈더랍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가 닭날개인데, 기껏 자기 생각해서 줬더니 끝까지 사람 맘을 몰라주는 구료!” 결국 노부부는 마지막까지 옥신각신 다투고 헤어졌더라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깁니다. 이혼 도장 찍고서도 함께 밥 한 끼 나눌 생각을 할 정도니 부부간에 조금만 더 소통이 원활했더라면 소문난 잉꼬부부로 백년해로 했겠지요. 부부의 결혼 생활을 속속들이 알 수 없기에 정확하게 소통의 문제였는지, 소통의 부재였는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소통’ 그리고 ‘공감’의 문제인 것은 확실합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문득 저는 평소에 부모, 남편, 상사, 자식 간에 소통의 문제가 없었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다른 이는 다 차치하더라도, 하나님과의 소통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아”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라고 들은 일은 없는지, 잘못 들은 음성으로 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무엇인지 이제라도 점검이 필요했습니다. 다 지난 일이라도 그 시행착오 가운데서 수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고, 하나님에 대한 오해의 벽은 더욱 두터워질 테니까요. “하나님은 내 일에 대해 관심이 없으신가 봐요. 어제도, 오늘도 대답이 없으시네요. 흥! 날 사랑하지 않으시는군요” 저 역시 할머니처럼 하나님께 투정처럼 내뱉었던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하나님도 할아버지처럼 “거참, 내 맘 되게 몰라주네!” 답답해하며 가슴을 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하나님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공감의 법칙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의 시각은 나의 그것과 다르다는 점! 올 봄에는 먼저 하나님의 마음으로 찾아가는 길에 올라볼 참입니다.

황여정(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