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껍데기 인생을 살았던 죄악된 한 여자의 삶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들의 죄를 용서하신 분

 쉽게 기독교세계관으로 풀어낼 수 있는 영화는 많습니다. 그러나 최신영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영화가 바로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크리스천이 보면 안되는 영화는 없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영화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고, 메시지와 배울점이 있는 법이니까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가 관건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박수받은 명작들이 흥행에 고전하고 있는 반면, 최근 한국영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히트대열에 서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리뷰했던 ‘범죄와의 전쟁’(최민식 주연.2012), 봄에 어울리는 달콤 쌉싸름한 ‘러브픽션’(하정우 주연.2012)이 연이어 성공했고 또 한편의 주목받는 국내산 영화가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영화는 미스터리 장르입니다. 보는 내내 영혼육 오장육부의 긴장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미스테릭한 영화도 가끔 봐줄만 합니다. 개봉후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화차(火車. 2012.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주연)입니다.

 검색을 통해서 영화 화차에 대해 제일 먼저 얻게 되는 정보는 원작이 이미 오래전에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라는 것입니다. 얼핏 우리 정서와 안맞는거 아닌가 갸우뚱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말씀드리는데, 개인파산 신용불량 사채 등 이 영화에 쓰인 주된 용어들은 IMF를 겪었던 우리가 결코 잊을수 없는 단어들입니다. 영화는 개인파산과 사채 빚에 시달려 자신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한 여자로부터 출발합니다. 욥이 어느날 갑자기 알수 없는 고통 가운데 처했듯이 이 영화도 처음부터 아픕니다.

 한 여자를 사랑해서 결혼을 결심한 남자에게 부모님을 찾아가는 길은 들뜬 순간입니다. 그런데 잠깐 들르게 된 휴게소에서 남주인공 문호(이선균)는 당황스럽습니다. 커피를 사러 갔다 온 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문이 열린 채 공회전 중인 차 뿐. 흔적도 없이 선영(김민희)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녀를 찾기 위해 문호는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조성하)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입니다. 실종 당일, 은행잔고를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에서 자신의 지문까지 지워버린 선영의 범상치 않은 행적에 단순 실종사건이 아님을 직감하는 종근은 그녀가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냅니다. 영화 시작 후 5분만에 사라져버린 한 여자를 추적하며 이 영화는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집중케 하는 힘입니다. 조금 긴듯한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잠시라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하나 하나 비밀이 밝혀지면서도 관객들은 궁금증을 자꾸 갖게 됩니다. 뻔한 내용인데도 이상하리만큼 관객들은 등장인물에 집중하게 됩니다. 초반부에 문호에게 쏠렸던 시선이 중반 이후로 선영에게 집중됩니다. 해답을 뻔히 보면서도 생기는 새로운 의문점들, 속시원하지 않는 뭔가가 계속 우리를 유혹합니다. 에덴동산에서의 호기심 또한 그랬습니다. 뱀은 던지듯 유혹의 말을 내뱉었고 그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계속 하와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그 유혹에 넘어가서 먹어서는 안되는 것을 먹게 되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비밀이 속시원하게 풀린건 아니었습니다. 순종과 불순종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순종함으로 얻게 되는 기쁨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영화속에서 주인공 선영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갈수록 새로운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tic Stress Disorder:PTSD)에 시달립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사라지는 여주인공은 개인파산의 이력을 쉽게 노출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죠. 개인파산으로 가기까지 가족과의 이별, 빚쟁이들로 부터의 협박 등 결혼생활을 파국으로 몰고 간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기 시작하고 그때마다 하나씩 트라우마가 쌓여갑니다.
 압도적인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과도한 각성상태와 연관된 증상으로 시달립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기본이죠. 사소한 자극이나 남들의 말에 심하게 놀라며 과민증상을 보입니다. 이런 기초지식을 갖고 있으면 영화 시작 5분만에 사라지는 선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선영은 문호 친구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런데 개인파산 운운하는 몇마디에 그녀는 최고의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 불안감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삶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원동력이 됩니다.

 선영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극심한 상처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랑입니다. 사랑의 확증으로 오셨던 예수님을 믿고 성령 충만함으로 우리는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선영에게도 그런 과정들이 필요했습니다. 끝까지 선영을 지키고 용서하는 문호에게서 예수님의 용서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죄악 가운데 있던 우리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그 사랑을 확증하신 주님.

 영화의 마지막 무대는 용산역입니다. 많은 이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기차역, 그곳에서 문호는 선영을 용서합니다. 종근은 끝까지 선영을 추적하고요. 선영은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해서 관객에게 아쉬움을 남깁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방황하고 그때그때 다른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시는 예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으니,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끈질기게 살아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push9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