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존감은 아이 인생의 커다란 동력이 된다”

부모의 표정과 행동·대화가 자존감 형성에 영향
목회자인 부모 ‘신앙의 정체성’갖도록 나를 이끌어  
자녀 스스로 문제 풀도록 인내하는 자세 중요

 “자존감(Selfesteem), 자아존중감이란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실패를 경험해도 다시 도전하는 추진력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취욕구가 높고 인생에서 성공을 경험할 확률이 높죠”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을 통해 한국 부모들에게 자존감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조세핀 킴 교수(한국명 김명화). 지난 16년 동안 그녀는 수많은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똑같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당황하고 주저 앉는 아이와 어려움을 툭 털고 다시 도전하는 아이의 차이가 바로 자존감에 있음을 발견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조승희 사건) 이후 미국 내 여러 언론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녀는 세계를 다니며 자존감 높이는 양육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저서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로 아이의 자존감 교육을 위해 부모의 자존감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존감이야말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닫힌 빗장을 풀고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킴 교수는 “사람의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8세 전후로 형성된다”고 했다. 가장 가까운 존재인 엄마의 행동과 표정을 보면서 아이는 자신이 ‘사랑을 받을 만한 존재’임을 깨닫는다고 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대화를 통해 사랑받는 존재임을 알게 되는데, 대부분 한국 엄마들은 ‘밥 먹었니?’라는 말 속에 ‘사랑한다. 보고 싶다. 걱정 된다’라는 의미를 모두 담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귀로 듣지 않으면 없었던 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힘들어도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정확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기보다 솔직하게 말하고 아이와 감정을 교감할 때 아이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조세핀 킴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존감을 높이는데 있어 신앙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녀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8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갔다. 형편상 넉넉지 않은 삶이었지만 부모님은 그녀가 신앙 안에서 자아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을 갖도록 키웠다. 또한 문제가 생기면 믿음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가르쳤다.

 “언어와 문화 차이로 미국 생활이 쉽지 않았어요. 그때마다 부모님은 직접 문제 해결을 돕지 않으시고 대신 스스로 고민하고 기도하고 부모님과의 의논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찾도록 기다리고 격려해주셨어요. 나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지자 타인을 이해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어요”

 킴 교수는 자신의 비전을 일찍 발견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그녀는 담임교사로부터 ‘지식과 정보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한 영혼을 살리고 한 아이를 살리는 일은 하나님께로부터 소명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남에게 유익이 될 때, 나에게는 행복이 다가온다’는 말을 듣고 행복을 전할 수 있는 통로로 교육학을 선택했다.

 미국 리버티대·대학원, 버지니아주립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상담을 전공한 그녀는 현재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라잖아요. 하버드 학생들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Everything is going to be OK(다 괜찮을 거야)’라는 말을 듣고 자랍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조세핀 킴 교수는 “하나님은 아이를 향한 최고의 길을 예비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며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자세를 제시했다. 첫째, ‘나만 따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구원자 신드롬을 버리고 자녀가 믿음의 눈으로 인생을 바라볼 수 있도록 훈련한다. 둘째, 자녀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 같이 있어주면서 응원한다. 셋째, 실수의 경험을 통해 자녀가 귀중한 교훈을 얻도록 조언해준다. 넷째, 자녀의 배우는 과정을 점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동시에 자녀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다섯째, 부모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전 자녀의 의견을 먼저 듣고 스스로 문제 해결책을 찾도록 기회를 준다.

 설렘과 기대감 속에 새학기가 시작됐다. 자녀들이 높은 자존감 속에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고 그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가도록 인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