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부가 혼인생활 10년 만에 남편의 외도,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 남편과 아내가 노력하여 모은 재산으로 남편 명의로 해 둔 아파트 1채, 남편 명의로 해 둔 상가 1채가 있고, 남편은 S전자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어서 퇴직금을 받을 예정이다. 단, 아내는 협의이혼을 전제로 남편과 ‘협의이혼하게 되면, 아파트와 상가는 전부 아내 명의로 하기로 한다’라는 취지의 재산분할약정서를 공증까지 했다. 슬하에 자녀는 없다. 남편의 퇴직금도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까?

 결론은 한정적으로 가능하다.

 1. 일반론으로, 재산분할 청구권이란 이혼한 부부의 일방(아내)이 타방배우자(남편)에 대하여 혼인생활 중에 취득한 재산의 분할을 청구하는 권리로, 1990년 신설됐다. 단, 이혼한 날로부터 2년(제척기간) 내에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2. 퇴직금은 혼인 중에 제공한 근로의 대가이므로, 혼인 중 취득하였거나, 퇴직일과 수령할 퇴직금이 확정되었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으나, 이혼청구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면, 민법 839조의 2 제2항 소정의 ‘기타 사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내는 재산분할 청구를 하면서, 남편이 향후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 등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퇴직일, 금액이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가, 앞서 본 제척기간 내에, 남편이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면, 혼인 시부터 위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의 해당 퇴직금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참고로, 아파트와 상가가 재산분할의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협의이혼을 전제로 했던 재산분할약정서와 관련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차 당사자 사이에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하여 조건부 의사표시가 행하여지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 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해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혼청구의 소에 의하여 재판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01다14061판결 등). 당초의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의 효력이 유지됨을 전제로 하여 민사소송으로써 그 협의 내용 자체의 이행을 구할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청구를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95다23156판결).

조동현 변호사(종합법률사무소 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