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3560명 설문, ‘폭력으로 자살충동’ 30.9%
말씀 공부하며 언어 폭력, 소극적 태도 변화
‘성령 충만’ ‘기다림’ 통해 비전 찾도록 지도해야
중학생 딸을 둔 주부 이 모 씨는 얼마 전 딸이 다니는 학교로부터 우편물을 받았다. 동급생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지를 묻는 설문지였다. 순간 가슴이 내려앉은 이 모 씨는 딸을 다그쳤다. 딸은 자신은 당한 적이 없지만 반에서 2∼3명 친구가 ‘왕따’를 당한다고 했다. 직접적인 피해 고발이 어려우니 설문지를 통해 조사하는 거라고 딸은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광주 중학생 자살사건 이후 학교 폭력의 위험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대책마련에 나선 학교들이 늘고 있다. 정부도 나서 ‘일진회 소탕’ 등 학교 폭력 근절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사실 학교 폭력은 한 두 해 시작된 일이 아니다. 1980년대 초 일본에서 집단 따돌림 ‘이지메’가 성행한 후 한국 사회에 왕따, 이지메 등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급기야 폭력과 자살 문제가 대두 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이유는 피해자 학생 뿐 아니라 부모와 가족에게 많은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무엇이 폭력인지 인식 못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2011년 발표한 학교 폭력 실태 발표에 따르면 2010년 학교 폭력으로 인해 피해입은 학생 비율은 1.8%로 가해율 1.4%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11월 한달간 전국 초·중·고교생 3560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던 결과에 따르면 학생 10명 중 2명은 재학 중 학교 폭력 가해 경험이 있고, 폭력 가해 시기가 저연령화되고 있으며 폭력의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 경험자들은 이미 빵셔틀(빵 심부름을 빙자한 금품 갈취), 홈피 욕설·악성댓글, 성적 모욕감을 주는 것, 원치 않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학교 폭력인지도 모르고 가담하고 있어 폭력이 이미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폭력 이후 후유증을 보면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학교 폭력으로 인해 더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이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낀 학생도 30.9%나 차지했다.
학교에 대한 불신으로 등교를 거부하거나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학생들도 늘어나면서 학교 폭력은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진 데에는 아이들이 학교 폭력을 당하면서도 교사나 부모들에게 제대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대부분의 이유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라고 학생들은 대답했다. 또한 ‘이야기해봐야 소용없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답변해 예방 및 도움을 요청한 후 보호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 인성교육 필요
학교폭력의 대다수는 장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중학생 이주혁 학생은 “교실에서 친구들을 보면 힘이 센 척하기 위해 아이들을 괴롭힌다. 몇몇 아이들을 빼고는 대다수가 과장된 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언어 폭력도 폭력인지 모른 채 모든 대화에 욕을 섞어 말한다고 이야기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행동이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경쟁사회가 유도되고, 개인을 중심으로 한 문화가 발달되면서 사회는 ‘우리’가 아닌 ‘나’ 중심의 사고체계로 변화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아이들의 심리는 학교 폭력을 보고도 못 본 체하는 태도를 가져왔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조사한 내용 중에서도 친구가 당하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척 했다’는 답변이 62%나 나왔다. 이유는 ‘내가 당할까 봐’ 서였다. 나만 피해를 입지 않으면 되고, 나만 고통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적인 사고가 가져온 결과다.
학교와 정부 주관 아래 ‘학교 폭력 자진신고 기간 운영’ ‘스쿨 폴리스제’ ‘피해학생 신변 보호 제도’ ‘원스톱 지원 센터’ 등 다양한 학교 폭력 전문상담 기관 및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운영과 학교·가정·교회 등에서의 인성교육 실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인성교육의 핵심은 성경적 가치관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꿈과 비전 제시다. 꿈이 없으면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불안감과 열등감, 절망감에 눌려 사이버 문화 중독 또는 폭력 등 잘못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된다. 부모는 자녀의 일류대 입학이 목표가 돼 버려 학원비 대기에 바쁘고 성적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통에 자녀와의 대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자녀의 인성 강화를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대화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자녀의 성적이 아닌 자녀의 생각과 꿈, 주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 또한 이웃을 돌보고 세상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의 가치관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성경적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는 말이다.
가정 안에서 말씀이 회복되면 대화의 형식과 내용이 달라지며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져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게 된다. 목적 의식을 갖게 되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완전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역할을 찾게 된다. 가정 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교사가 아이들에 대해 더 깊은 돌봄의 자세를 인식하고 아이들을 기도로 양육해야 한다. 기독 교사들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사라 학생(오류고 2)은 전에는 주일만 교회를 다니는 아이였다. 교회에서 큐티 모임 ‘예제모’를 알게 된 사라는 말씀 공부를 통해 변화되기 시작했다. 소극적인 성격이 자존감을 회복하면서 무엇에든 자신감이 넘쳐났다. 지난해 초 홀로 큐티를 하고 있는 친구를 발견한 사라는 또 다른 친구와 셋이서 큐티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사라의 주도로 움직이게 된 큐티 모임은 12명으로 늘었고, 아이들은 금요일 오후 학교에 모여 말씀을 묵상하며 비전을 나눴다. 이들은 경쟁 사회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대화로 풀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동역자가 됐다. 사라는 “크리스천 친구들과의 교류가 학교 생활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전에는 반에서 소극적인 아이들을 보면 외면했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믿음 안에서 함께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혁 학생(목일중 3)도 큐티를 통해 변화된 경우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다보니 주혁이는 자신도 모르게 대화 중 욕을 섞어 사용했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된 행동인지 모른 채 언어폭력은 심해져갔다. 교회 ‘예제모’ 모임에 우연히 들어간 주혁이는 그곳에서 동급생, 형 누나들과 말씀을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언어습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님의 자녀로서 태도가 변화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점차 욕하는 습관이 사라져버렸다.
주혁이는 “3월 새학기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큐티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혁이는 “아침에 큐티를 하다보면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 생긴다. 그러면 하루 종일 그 말씀을 묵상하게 되고 예수님의 제자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게 돼 좋다”며 “형들의 조언으로 학교 안에서 크리스천 선생님을 찾아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자가 꿈인 주혁이는 말씀 속에서 기도하며 열심히 공부해 자신의 비전을 더욱 선명하게 찾아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의 비전을 찾게 되는 아이는 절대 학교 폭력에 휩쓸리지 않는다. 크리스천 교육 전문가는 “아이들의 변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령충만과 기다림이다. 아무리 심각한 문제학생이라도 예배와 찬양, 기도를 통해 성령체험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서서히 변화되고 만다. 성경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부모와 교사 그리고 교회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