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문제로 온통 나라가 들썩인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살펴볼 수 있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창 자아가 형성 되는 무렵에 아이들이 공부에 내쫓기기만 하고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 최근 필자가 몇몇 특성화고를 취재한 적 있는데, 이들 학교들은 학생들이 곧 닥치게 될 직장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잘 시키고 있었고, 그런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문제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이는 인성 교육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한 직장을 보면 최상층부를 타깃으로 올라가려는 엘리트층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승진과는 상관 없는 일부 직종의 직원들을 보면 자신의 일을 착실하게 하면서 힘든 하루의 노동을 즐겁게 하는 것을 본다. 그들의 표정은 매우 밝고 만족스럽다. 그리고 그들은 회사를 떠나고 난 뒤에도 회사 생활을 그리워하고 그 시절을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였던 사람들은 언제나 찌푸리고 긴장된 얼굴을 하고, 회사를 떠나서는 회사에 대해 내내 섭섭한 감정을 씻어내지 못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행복이란 결코 지위 고하와는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시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오히려 지위가 높은 사람들보다도 지위가 낮고 평범한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일에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좋게 보인다. 그런 분들은 또한 틀림없이 행복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성이란 거창한 비전을 갖고 지고한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 성실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은 일에 성실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얻는 길이라고 믿는다.

 요즘 선진국 경제가 위기에 빠졌는데, 그 원인도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지만 건전하고 성실한 중간층 사람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들이든 각 계층 모두가 허황된 소비를 향해 경쟁하는 반면 그 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적인 곳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희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특성화고처럼 일찍 공부를 마치고 나가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고자 하는 직업계 학생들이 많이 있는 줄로 알고 있다. 이들과 같이 자기 일에 성실하게 임하고 작은 성취에도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수를 차지할 때 진정한 행복 사회로 한발 더 다가가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이상용(방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