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30년 모셔… 효자 집안 효자 난다

 지난달 31일 여의도직할성전 창립 19주년 기념 신년축복성회가 있었다. 설교 후 시어머니를 30년간 모셨다고 효부상을 받았다. 상을 받으면서 얼마나 부끄럽고 송구스러웠는지 모른다. 처음에 교구에서 효부상 얘기가 나왔을때 난 손사래를 쳤었다. 너무나 당연한 일로 상을 받는게 내 옷이 아닌 옷을 입는 것처럼 어색하고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난 시어머니를 30년째 모시고 있다. 모태신앙인이던 나는 믿음 좋은 청년을 만나 가정을 이룬후 그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 가족은 큰 고비없이 잘 지냈다. 하지만 10여년 전 나에게 인생 최악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이 위급하니 급히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남편은 거꾸로 매달려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삼킨 못이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그날 오후, 남편은 주일예배 후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수막을 걸기 위해 의자에 올라가 벽에 못을 박았다고 했다. 못 2개를 입에 물고 망치질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봉사를 하던 집사님이 장난삼아 의자를 흔들어 그만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못 2개를 삼켜버린 것이다. 급히 가까운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병원에서는 못 2개 중 하나는 기도로, 다른 하나는 식도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래서 거꾸로 매달려 있었던 것이었다. 얼마후 다행히도 식도로 들어간 못이 역류해 나왔다. 기적이었다. 하지만 기도로 들어간 못은 폐에 박혀 대수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어이없이 일어난 일이었지만 나는 죽을지도 모르는 남편 앞에서 얼마나 눈물로 기도를 했는지 모른다. 기도를 하는데 마음속에 언제나 한결같이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효자 남편을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수술 후 남편이 깨어났다. 남편은 “너무 일만하니깐 쉬라고 이런일이 생겼나봐. 하나님께 감사하자”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남편을 죽지않고 살려주신 것이 감사했다. 기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나의 남편은 정말 효자다. 1983년에 결혼해서 지금까지 남편은 아침과 저녁에 꼭 어머니에게 안부를 물으며 출근을 하고 퇴근 인사를 한다. 96세 시어머니가 걱정을 할까봐 아픈 동생도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우리는 반신불수된 시동생과 10년째 함께 살고 있다.

 남편에게 큰일이 일어난 몇 달 후였다. 시동생이 뇌출혈로 쓰러져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뇌수술을 받았지만 병원에서는 장례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의 기도가 응답이 되어 시동생의 상태는 점점 호전되어 갔다. 4개월후 퇴원을 할 수 있었다. 퇴원준비를 할 때였다. 남편은 우리집에서 병원이 가까우니 우선 통원치료를 받을 동안만 집에서 돌보자고 했다. 그래서 시동생을 집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통원치료가 끝나고 한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시동생은 계속 우리집에 머물렀다. 나의 스트레스는 점점 쌓여갔다. 하지만 남편은 “우리가 작은 예수님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동생처도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동생이 많이 회복될 때까지 집에 있게 하자”고 말하는 것이었다.

 교회를 다니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것, 특히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처음 2년은 참 힘들었다. 살은 점점 빠졌고 삶에 기쁨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에게 이길수 있는 길을 인도하셨다. 군선교회와 여선교회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게된 것이다. 봉사하면서 기쁨이 생겨났다. 그리고 집에 와서 집안일을 하는데 그 기쁨이 계속 샘솟게 해주셨다. 이제 시동생이 우리집에서 지낸지 10년이 됐다. 지금은 많이 호전되어 스스로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감사하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남편을 보면서 나는 친구들에게 자신있게 말한다. 효자 남편이 좋다고 말이다. 우리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가정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면 작은 예수의 향기가 이웃과 사회 그리고 세상 끝까지 전파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