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복음의 씨를 뿌리다
교육·의료 등 근대화 초석 다져
“No one for KOREA, How about KOREA?(한국에는 (선교사가)아무도 없다. 한국은 어떻게 하느냐?)”
1883년 한 미국의 신학생이 인도선교를 앞두고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 들은 음성이었다. 당시 조선에 대해 알고 있는 이는 극히 드물었다. 한 신학교연맹에서 들은 알버트 목사가 해준 이야기가 전부였던 이 신학생은 기도하던 중 들은 하나님의 음성에 준비 중이었던 인도선교 대신 조선, 지금의 한국을 향한 선교를 꿈을 품었다. 이 신학생이 바로 우리나라에 복음의 씨앗을 전한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선교사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1859년 7월 19일 영국 런던에서 아버지 존과 어머니 엘리자벧의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1881년 화란 개혁 신학교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 1884년 11월 목사안수를 받고 뉴욕 시에 있는 한 교회의 협동목사로 있으면서 인도선교를 위해 1년간 의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엘린우드 박사의 지원과 ‘맥윌리암스’의 기부로 1884년 7월 28일 미국 장로교 선교본부에 의하여 한국 최초의 목회선교사로 파송됐다.
언더우드가 조선 땅을 밟은 건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새벽이었다. 앞서 일본에서 만난 이수경을 통해 한국말을 배우고 마가복음을 번역해 들고 들어 왔다. 그러나 당시 조선의 상황은 몹시 안좋았다. 언더우드가 입국하기 전 해 12월 갑신정변으로 인해 조선인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불신감으로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함께 입국했던 아펜젤러 부부는 며칠 있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언더우드는 당시 미국 공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중원에서 알렌을 도우며 조선인 환자들을 치료하고 의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조심스레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언더우드는 우리나라의 복음의 씨앗뿐 아니라 근대화에도 일조했다. 언더우드는 새문안교회를 비롯해 수많은 교회를 설립하면서도 고아원을 설립(이후 경신학교)하고 각 구역에 초등학교를 세웠다. 또한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지금의 연세대학교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연구해 한국어사전과 영한사전 등을 편찬하고 성서와 찬송가, 전도책자들을 번역해 출판했다. 이런 그의 선교활동은 한국 문화와 교육의 수준을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후임선교사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
언더우드는 본연의 목적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는 한국말이 익숙해지자 지체 없이 골목길이나 샛길을 통해 사람들이 많은 길가나 약수터에 가서 한국인과 대화를 시도했다. 자신에게 흥미를 느낀 한국인들이 모이면 그들과 담화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후에는 큰 길가나 동리에서 가두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인의 대화장소인 사랑방을 복음전파의 장소로 적극 활용했다. 지금의 새문안교회도 처음에는 사랑방에서 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됐다. 이렇듯 언더우드는 동시대 선교사들이 의료나 교육 등에 국한된 사역을 실시한 것과는 달리 직접 한국인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전개했다. 그는 송도, 평양, 의주까지 북방선교여행을 세 차례 진행하며 많은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기도 했다. 당시 조선 정부에서는 선교를 허용하지도 않았고, 일본 정부의 견제와 같은 선교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언더우드 선교사는 직접 복음을 전하는데 망설이거나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가는 곳마다 침례를 베풀고 ‘설교처’를 만들고 복음이 그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했다.
언더우드는 1891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개최된 제12차 미국신학선교연맹에서 “한국은 내 마음 한 가운데 있는 나라”라며 한국과 자신의 사역을 소개했다. 한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가 사역을 통해 나온 영혼사랑의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현재 한국은 그가 심은 복음의 씨앗이 건강하게 자라 5만 교회 1200만의 크리스천이 있는 복음강국이 돼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됐다. 언더우드가 이 땅에 뿌린 복음의 씨앗의 열매들인 우리들도 그가 그러했듯이 복음을 모르는 불모지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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