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있으십니까? - 김판호 목사(순복음교육원장) |
 노동을 기반으로 했던 20세기의 핵심원리가 ‘근면’, ‘성실’이라면 오늘의 사회, 즉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21세기의 핵심원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바로 ‘재미’라고 한다. 부지런히 일하고 노력하여 성공하는 것이 최상의 가치였던 이전 시대에 재미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한심한 짓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성공한 삶과 다른 가치를 지닌 재미있는 삶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사회 역시 재미를 추구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코미디언뿐 아니라 가수, 배우, 아나운서, 심지어 기업인조차도 예능적이고 유머감각적인 것만 폭발시키면 단숨에 인기 순위에 오른다.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내달리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재미가 지닌 즉각성이라는 특성이 대중매체와 결합하면서 야기되는 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재미에 집중하는 것은 재미가 경쟁 위주의 사회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미가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고 있고, 재미가 없다면 성공도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펀런’(fun run)은 경쟁이 아닌 재미를 추구하는 이 시대의 세태를 보여준다. 꼭 1등을 하기 위해 달려야만 하는가?
실제로 자신의 삶에서 재미를 찾는다면 세상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내 일상에서 찾은 작은 재미부터 소중히 여기며, 주위 사람들과 주어진 순간들을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면 그는 이미 성공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사는 게 재미있고, 일하는 게 재미있으면, 근면 성실하지 말라고 해도 근면 성실해진다. 더욱이 창의적 지식은 재미있을 때만 생겨난다. 무조건 노력만 한다고, 오랜 시간 붙들고 있다고, 억지로 강요한다고 창의적이 될 수는 없다. 학생들도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가 재미있어야 하고, 어른들도 일을 잘하려면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산업사회에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었다면, 재미가 시대정신인 21세기는 ‘나는 놈’ 위에 ‘노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도 재미에 관심을 가지셨을까?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하나님은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고 하셨다. 심히 좋았다는 말 속에는 하나님이 손수 창조하시면서 누리신 재미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으로 창조하실 때 어찌 재미있지 않으셨을까? 창조된 만물들이 숨쉬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시며 어찌 기쁘지 않으셨을까? 하나님의 기쁨 속에는 참 재미가 있었을 것이다. 각각 독특하게 창조된 그것을 보시고 참으로 기쁨과 재미가 넘쳐났을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기 원하는 우리들도 신앙생활에 기쁨과 함께 있는 재미가 넘쳐나야 한다. 일을 해도 재미있고, 인간관계를 맺어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예수 안에서 기쁨 있는 자의 삶에는 재미가 넘쳐난다. 그곳에는 웃음도 흘러 넘친다.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롬 14:17)이 있다. 이러한 나라를 사모하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도 하나님 나라의 속성인 기쁨과 재미가 있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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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2.05. am 11:00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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