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 친밀감 느끼고 사랑하는 것 중요 
책임감 있는 행동 외에 감정의 소통 필요

 명절이 있는 달이면 가족의 희비가 엇갈린다. 어떤 가족은 오랜만에 만난 부모 형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또 다른 가족은 가족 간의 긴장감만 팽팽해져서 함께 해서 더 썰렁하고 불편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또 언제부턴가 명절연휴를 오랜만의 여행기회로 생각해서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원하는 가족의 모습은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배려하고 돕는 것일 것이다. 안보면 궁금하고 보고 싶고 만나면 반갑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가족을 우리 모두가 동경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가족관계를 즐기거나 모든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모일 가족이 없는 상황을 기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상 가운데는 서로 소원했던 가족관계를 잘 체감하지 못하다가 명절과 같이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되면 우리 가족의 친밀함이 드러나는 것처럼 청소년들도 일상 가운데는 자신이 외톨이고 친밀한 대상이 없다는 것을 직감하지 못하다가 소풍이나 수련회와 같이 학교 밖의 프로그램을 할 때면 유독 자신은 함께 할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쓸쓸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자신감이 낮고 친구들에게 다가갈 의욕도 없으며 그 방법도 모르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의 가정을 보면 이들이 부모님과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부모님이 안 계신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신경을 안 써주시는 것도 아닌데 무언가 내면의 소통이 아닌 겉으로 드러난 필요만 채워주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은 물질적인 필요도 공급되고 돌아갈 집도 있지만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고통 받게 되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도 없고 부모의 적절한 도움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청소년들의 부모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부모는 더 어려운 성장환경에서도 사회에 잘 적응했는데 왜 자녀들은 학교부적응을 보이는 것일까? 학교 부적응으로 점점 연예인에게만 몰입하고 성격은 난폭해지는 한 청소년이 있었다. 한 소녀의 유일한 화풀이 대상은 8살 아래의 남동생뿐이었다. 그녀는 남동생에게 ‘일어나’ ‘앉아’ ‘손씻어’ ‘방에 들어가’ 등 동생에게 명령을 내리고 그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폭발적인 분노를 보여서 부모의 제재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부모는 자녀의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해 상담소를 찾았고 그녀는 점차 아버지와 어머니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나갔다. 집에서 혼났던 기억만 있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 하던 아이가 이제는 아버지와 상담하는 시간에 먼저 나타나 아버지가 오는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가 됐다. 그러나 상담실에 오는 아버지의 얼굴은 전혀 밝아 보이지 않았다. 자녀가 달라졌는지 묻자 아버지는 여전히 남동생에게 불필요하게 기합을 준다고 불평했다.

 딸 아이의 상담목표가 남동생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던 아버지는 딸이 자신과 가까워져서 더 이상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밀하게 대하는 것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 아이를 그나마 제재할 수 있는 ‘무서운’ 부모가 이 가정에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가정을 보며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자녀의 바른 자세 그리고 바른 행동일 뿐이고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원하는 물건, 좋은 경험일 뿐인 가정의 아픔을 경험했다. 그들에게는 적절한 행동에 대한 기대가 있을 뿐 대상을 통한 사랑의 경험도 그것에 대한 기대도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돈을 버는 아버지와 자녀를 위해 밥을 짓는 어머니 손에서 자랐고 자신도 자식을 위해 성실히 경제적인 책임만 다하면 자녀들이 잘 따라와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와 달리 딸은 그렇지 않았고 그것은 딸의 심리상태가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그 가정에 적절한 사랑과 관심, 상대의 연약함에 대한 배려와 도움이 없었다는 데에 있다.

 함께 있는 시간만큼 사랑도 언제나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한 지붕 아래 산다고 점점 친밀해지는 것도 아니다. 가족이 친밀감을 느끼고 더욱 사랑하게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상대를 마음으로 느끼고 사랑을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 책임감 있는 행동 외에 감정의 소통이 필요하다. 이번 명절연휴, 가족들과 다음의 놀이 활동을 함께 하며 서로를 더 가까이 경험하고 즐거움을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글: 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장>

▶풍선 헹가래

재료: 보자기, 풍선
① 4∼5명이 함께 둘러앉아 그림과 같이 보자기를 잡는다.
② 보자기 위에 풍선이나 가벼운 인형을 올려놓고 리더가 ‘하나’라고 외치면 동시에 보자기를 펄럭이면 보자기 위의 풍선을 위로 올렸다 다시 보자기로 잡는다. 보자기 위의 물건이 밖으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 본다.
③ 이후 팀을 둘로 나눠서 어느 팀이 더 오래 그리고 많이 헹가래를 성공적으로 실시하는지 경쟁해 보도록 한다.

▶쿠션이인삼각
재료: 풍선 또는 쿠션
① 풍선이나 쿠션을 두 사람의 등 사이에 끼워 함께 이동해 보도록 한다.
② 목표지점을 정하고 그곳까지 두 사람이 쿠션을 떨어뜨리지 않고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 실시해 본다.
③ 두 팀으로 나눠서 어느 팀이 더 성공적으로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 경쟁해 본다.
④ 이후 모든 사람이 일렬로 서서 몸 사이에 쿠션이나 베개 또는 풍선이나 인형을 끼우고 리더의 구호에 따라 앞으로 또는 뒤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해 보고 목표점을 돌아 오는 활동을 해 보도록 한다.
⑤ 활동 중 쿠션인 풍선이 바닥에 떨어지면 그 자리에 멈추게 하고 다신 쿠션을 끼워 멈췄던 자리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