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에서는 온통 ‘학교폭력’ 문제로 도배를 하다시피 한다.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이 문제를 놓고 반성해야 할 점은 없는가 우리 모두 자문해볼 일이다.

 먼저 부모들은 아이들을 공부와 대학입시의 ‘노예’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보고 싶다. 아이들이 그토록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고 일류대학 입시라는 틀 속에 가둬놓지는 않았나 하고 반성해봐야 한다. 우리 주변의 부모들을 보면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처럼 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어 극소수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 외에는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를 받고 뭔가 잘못한 것 같은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이들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학교와 선생님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고도 모른 척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들은 학생들을 진실한 사랑으로 대화하고 보듬어주고 상담하였는지 물어보고 싶다. 경찰당국도 바쁘다는 핑계로 미성년자 범죄 예방에 무관심하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폭력과 말초적 선정성을 자극하는 게임과 영화, 방송 등 대중매체의 영향도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은 순수한 까닭에 부모와 학교, 사회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환경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만을 줄 수는 없지만 나쁜 영향을 많이 투사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그걸 근본적으로 치유하려는 노력은 소홀히 한 채 일시적인 대증요법에 치중해왔다. 이번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빚어진 학교폭력 문제도 경찰의 감시 및 처벌 강화라는 대증요법으로 모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첫째로 아이들을 부모의 종속물로 보지 말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그들이 하고 싶은 공부와 일, 진로를 찾아주는 조언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을 대학입시라는 우상의 제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둘째, 아이들의 인성과 정서 순화를 위한 교육과 놀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아이들의 인성을 올바르게 길러주고 적성을 잘 살려주는 기독교계 대안학교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가 이들 대안 학교를 본받아 교육 본래의 목적을 회복해야 한다.

 셋째 대중예술계는 폭력을 미화하는 내용의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자제해야 한다. 게임업계도 돈벌이에만 올인하지 말고 아이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게임도 만들고 각종 지원활동방안을 내놔야 한다.
 어른들은 학생들을 폭력으로 내모는 환경을 만들어놓고서는 폭력 피해를 막기 위한 처벌을 강화하는 대책만을 내놓는다. 이래가지고는 폭력을 더 악질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학생들은 폭력적 성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하고자 하는 능력도 타고 났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학생들의 선함을 이끌어내고 북돋워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너무 적다.
 하나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갈 능력과 선한 본성을 다 주셨다. 그러므로 교회와 부모와 학교, 사회는 이들의 잠재적 능력과 선함을 드러내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상용(방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