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마음이 설렌다. 늘 같은 시간의 연장선에 살지만 새해는 왠지 금방 밭에서 따온 푸성귀처럼 신선한 느낌이 든다. 새해는 좋은 일만 있기를, 이별하거나 아프거나 눈물나는 일이 없기를, 자녀들이 건강하고 공부 잘하고 직장도 구하고, 좋은 사람 만나 결혼도 하기를, 새 달력을 벽에 거는 마음엔 간절한 부모의 소망들이 담겨있다.

 개인뿐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향한 염원도 뜨겁다. 국가의 평안과 지속적인 경제발전, 민족통일 등이 당면한 문제다. 사실 나라가 잘 돼야 개인도 잘 되는 것이다. 일제 미제 앞에 한없이 주눅 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 물품 중엔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것들도 많다. 격세지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무역 1조 달러에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수출 강국이 됐다. 외국에서 보면 손바닥만한 나라 대한민국의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진 것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동방의 등불>이란 시를 우리나라가 일제에 의해 비참하게 억압되던 시절에 썼다. 동방의 작은 나라 코리아가 언젠가 빛나는 등불을 켜 들고 일어설 것을 미리 예견한 것이리라.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등불이 되리라”

 한강의 기적은 불과 수십 년 전, 보릿고개를 넘던 이들이 절치부심, 허리띠 졸라매고 산업화의 초석을 다져 꽃을 피운 결과이다. 하지만 축복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이 부강하던 나라들이 추락해 형편없이 빈곤해진 경우를 우리는 알고 있다. 지도자들의 잘못된 리더십과 부정부패, 국민들의 사치와 방종은 국가를 위태롭게 만든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자살, 이혼, 상대적 빈곤에 대한 극도의 상실감, 도덕적 해이,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 등이 복병으로 자리 잡아 건전한 가치관이 설 자리를 없애고 있다. 물질적 부요는 정신적인 지주가 받쳐주지 않으면 쉽게 몰락하고 만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채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다. 격변하는 나라주변의 형세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통일의 그날이 어쩌면 우리가 예견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다. 국가의 흥망성쇠가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으니 우리는 겸손히 준비하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둑이 터지듯 와르르  남북통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 임진년 새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가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해인 것 같다.

조임생 권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