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경청과 공감 통한 심리적 양육 필요
주제 놓고 토의하며 사고력 기르는 노력해야

 12월은 모두가 즐거워하는 크리스마스 뿐 아니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여기저기 송년모임에 참석하느라 남녀노소 모두 바쁘고 분주해지는 시간이다. 12월과 1월의 차이가 불과 며칠의 차이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부여한 시간 개념에서 12월은 한 해의 끝이고 1월은 새해의 시작이기 때문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입학하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입학하는 것 역시 한 개인에게 있어서는 큰 변화이고 성장을 의미하지만 졸업과 입학사이를 시간상으로만 따진다면 불과 몇 달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무척 많이 자라 있다는 것을 안다. 키도 훌쩍 커서 부모님이 작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들은 이렇듯 보이는 성장과 변화 때문에도 자신이 어른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곤 한다. 이렇듯 외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시간상으로 해를 달리하는 것과 같이 각 개인에게 성장과 성숙을 기대하게 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몸이 성장하는 것을 보며 자신을 좀 더 어른스럽게 꾸미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성장은 마치 설익은 사과와도 같은 것이라 먹음직한 사과와 크기는 같아도 아직 그 맛은 완성되지 못한 모습이다. 드러나는 신체 성장이 빠른 시간에 완성되는 것과 달리 사고능력이나 가치판단과 같은 내면세계의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긴 시간이 요구되는 특성으로 인해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어른과 같이 기대하고 또 그렇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거나 좌절하기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폭풍 성장하는 청소년기의 외형과 같이 내면도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은 없을까? 몸을 성장시키려면 좋은 영양과 함께 적절한 운동이 병행돼야 하는 것처럼 마음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적극적 경청과 공감을 통한 심리적 양육과 적절한 주제 제시 및 토의와 같은 사고 확장을 돕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동기에 자기주장이 생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주장하며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고 충족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이 청소년기에는 진로나 교우관계 등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며 자기 나름의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은 과실을 더 달고 맛있게 만드는 일조량과도 같아서 더 많은 주제에 대한 고민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사람의 내면은 더욱 성장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활동을 제시한 것이다. 간단한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마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보자.
 
 1 메시지 전달하기

① 리더와 함께 5∼6명의 집단원이 둘러앉는다.
② 리더가 주제를 선정해 주면 그 주제에 해당하는 단어를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시험’이라고 얘기하면 시험과 관련되는 단어인 스트레스, 불안, 합격, 점수, 컨닝 등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를 이야기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③ 리더가 집단원들이 돌아가며 이야기한 단어들을 정리해 이야기해 주고 그 중 한 단어를 선정해서 한 사람씩 그와 관련하여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자신이 경험했던 내용을 나눠 보도록 한다.
④ 마지막 사람까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나면 이제는 리더가 자신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는 단어를 골라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그 사람이 자신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단어를 고르고 경험했던 내용을 이야기하도록 한다. 이야기를 모두 나누고 나면 다음 이야기 할 사람을 선택해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⑤ 서로의 의견과 경험을 충분히 나누고 난 후 리더는 주제를 다른 것으로 바꾸고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소리 내어 말한다. 그리고 옆 사람에게 자신이 말한 주제와 연관된 단어를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두 번째 사람이 관련 단어를 이야기 해 주면 다시 그 옆의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이 말한 단어와 관련되는 단어를 이야기해 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리더가 ‘학교’라고 말하면 그 옆의 사람은 ‘흰 우유’, 그 옆 사람은 ‘젖소’, ‘알프스’, ‘하이디’ 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⑥ 모두가 단어 이어가기를 마치고 나면 리더가 열거된 단어들 중 집단원과 충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한 주제를 선정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보도록 한다.

 2 이야기 만들기
재료: 도화지, 크레파스나 색연필

① 리더가 몇 개의 단어를 주면 사람들은 그 중 한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도록 한다. 예를 들어 “꽃, 나무그늘, 코끼리, 폭발 중 하나를 소재로 해 사람이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세요”라고 말한다.
② 집단원들이 그림을 완성하고 나면 각자가 그린 그림을 가운데에 모은 후 3∼4장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보도록 한다.
③ 다음 사람은 또한 그림을 선택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도록 한다.
④ 모두가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난 후 리더는 새로운 도화지를 나누어 준 뒤 도화지에 그릴 내용을 이야기해 주고 집단원들은 리더의 말에 따라 그림을 그려 가도록 지도해 본다. 예를 들어 “강을 그리세요. 산을 그리세요. 집을 그리세요. 다리를 그리세요. 나무를 그리세요. 사람을 그리세요”라고 말한 뒤 모두가 서로의 완성된 그림을 보고 느낌을 나눠 보도록 한다.
⑤ 주제를 바꿔가며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해 보고 집단 내 다른 사람들과 나눠 보는 시간을 갖는다.

글: 김수정심리발달연구소장   그림: 염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