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임신 중 자궁 수축에 뇌수막염까지 걸려
이영훈 목사님 기도 후 3.17㎏정상아 출산

 딸 민영이는 결혼 후 2010년 봄 아이를 임신했다. 유산의 아픔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한 딸은 직장일이 겹치면서 힘들어했다. 그런데 임신 7개월에 접어들면서 문제가 생겼다. 배가 뭉쳐 아픔을 자주 호소했다. 어느 날 사위가 출근한 뒤 딸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홀로 병원으로 향했다. 길가에서 쓰러지자 행인이 부축을 해줬는데, 다행히 길을 지나던 사돈의 눈에 띄어 딸은 급히 산부인과로 갔다. 병원에서는 자궁 수축이 심각하다며 병원에 입원하라고 했다. 민영이는 업무가 바빠 병원 입원이 어렵다고 했지만, 병원에서는 아이를 살리고 싶다면 입원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에서는 자궁수축을 막기 위한 시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딸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중단하고 말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열까지 발생하면서 딸은 밤새 구토했다. 병원측은 신종플루가 의심된다며 대학병원으로 속히 가라고 처방전을 써줬다.

 이틀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해 지칠대로 지친 딸을 데리고 대학병원에 갔는데 이번에는 뇌수막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임신한 딸이 너무 힘들어해 다시 산부인과로 옮겨왔지만 결국 자궁수축과 고열로 또 다른 대학병원을 찾았다. 열이 39.7도까지 오르자 정확한 진단을 위해 딸의 척추에서 척수를 뽑아야했다. 마취가 불가피했지만 딸은 태중의 아이를 걱정해 마취를 거절하고 척수를 뽑아냈다. 결과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특별한 처방 없이 뇌수막염의 고비를 넘긴 딸은 자궁수축이 심해져 결국 분만실로 옮겨졌다. 여러 가지 검사를 받은 후 의사는 다섯 통의 주사약을 연이어 처방해 자궁수축을 막자고 했다. 하지만 24시간 안에 자궁수축이 멈추지 않으면 아이를 출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출산을 하더라도 아이가 성숙이 덜 돼 뇌성마비가 오거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며 그래도 출산에 동의한다면 서명하라고 동의서를 내밀었다. 딸과 사위, 가족들은 하염없이 울었다. 이제 아이를 살릴 길은 오직 단 하나,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 뿐이었다.

 이틀 째 주사를 맞고 누워있는 딸은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한 딸은 기도를 부탁했다. 그리고는 지인에게 ‘이영훈 목사님이 시간이 되신다면 저를 위해 잠시라도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문자를 보낸 다음날인 주일 저녁, 지인의 부탁을 받은 이영훈 목사님이 병실을 찾아오셨다. 딸과 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깜짝 놀랐다. 목사님은 지친 딸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위로의 말씀을 주셨다. ‘아멘’으로 기적이 일어날 것을 받아들인 딸은 그 순간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뭉쳐있던 배가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목사님이 가신 뒤 딸은 잠시 잠을 자다 환상을 보았다. 붉은 노을이 보이는 해변가에 물이 없어 바싹 마른 자갈들이 보였는데, 잠시 후 붉은 피가 자갈 위로 스며들면서 메말랐던 자갈이 촉촉이 젖어들었다는 것이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 하나님께서 메말랐던 우리 민영이 마음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적셔주시는구나!’

 나는 딸에게 기도하자고 했다. 우리는 주님이 주신 생명을 포기할 순 없었다. 아이의 태명을 ‘복덩이’로 바꾸고 주님이 원하시는 생명이면 살려달라고 간구했다. 교구 담당 교역자님과 교구 식구들도 눈물로 기도해줬다. 중보기도의 힘이 크다는 사실을 그 때 절실히 깨달았다.

 하나님만 전폭적으로 의지하며 기도에 매달린 결과 마침내 우리는 어려운 고난을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달수를 모두 채우고 2010년 12월 19일, 딸은 자연분만으로 3.17㎏의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할렐루야! 손자는 아무런 탈 없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 첫 생일을 맞았다. 지난 10일에는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돌잔치가 열렸다. 아이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제일 먼저 감사드린다. 그리고 엄마로서 책임감이 강해지고 믿음이 한층 성숙해진 민영이에게 고맙다. 이영훈 목사님과 교구 성도들에게도 감사인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