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용기있는 고백, 헬프(The Help)
주님 주신 용기로 세상 바꿀수 있어
‘차별’을 ‘소통’으로 바꾸신 예수님

 작품성 추구하다가 ‘지루하다’는 촌평에 홀딱 재미지향형 영화 만들었다가 흥행에도 실패하고 뒷덜미가 땡기는게 영화판이다. 그 와중에 두 마리 토끼를 한 손에 쥘수 있는 영화가 있어서 강추한다. 

 인종차별이 극에 달했던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주의 어느 한 마을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갓 대학을 졸업한 스키터(엠마 스톤)가 여주인공이다. 여주인공의 주변에는 두가지 캐릭터만이 존재한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정원과 가정부가 딸린 집의 안주인이 되는 게 최고의 삶이라 여기는 친구들과 그런 여자들에게 가정부로 고용되어있는 흑인여자들이다. 된장녀에 딱 어울릴만한 근사한 인물들이 이 영화엔 부담될 정도로 등장한다. 같은 부담인데도 흑인들의 등장은 영화를 결코 비참하지 않게, 경쾌하게 달린다. 정말 잊지못할 이름, ‘쿤타킨테’를 기억하는가. 미드 뿌리(Roots, 1977)의 암울함 대신 이 영화는 관객들을 웃게 한다.

 흔히 언어의 흩어짐은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창세기 10장 25절의 벨렉 시대에 세상이 나뉘어져 야벳 계열의 유럽, 함 계열의 아프리카, 셈 계열의 아시아로 경계가 확실해졌다. 벨렉시대에 세상이 나뉜 것은 물론 바벨탑 사건의 결과로 본다. 결국 ‘백인, 흑인, 황인’ 하는 것은 노아와 연관되었다기 보다는 인간의 교만함과 연관성을 짓는게 빠르다. 그렇다면 인종차별의 근거는 사라지게 된다. 교만으로 흩어졌던 것을 ‘사랑’으로 화합해야 하는 의무만이 남는다. 

 여주인공은 그래도 뭔가 다르다. 갓 대학을 졸업한 스키터는 작가의 꿈을 안고 지역 신문사에 취직한다. 그러나 사실 스키터는 이미 메이저신문사에서 탈락의 미역국을 한번 마신 상태다. 청년실업과는 전혀 무관한 영화이지만 한번쯤 고민해볼만한 주제이기에. 그때도 그랬구나 하고.

 살림 정보 칼럼의 대필을 맡게 된 스키터는 베테랑 가정부 ‘에이블린(바이올라 데이비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다른 인생은 꿈꿔보지도 못한 채 가정부가 되어 17명의 백인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사고로 잃은 ‘에이블린’. 그녀는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자신과 흑인 가정부들의 인생을 책으로 써보자는 위험한 제안을 받는다.

 때마침 주인집의 화장실을 썼다는 황당한 이유로 쫓겨난 가정부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합세한다. 그러나 그 당시는 차별과 불만을 이야기 하는 것조차 불법이 되고 생명을 위협받던 살벌한 시대. 에이블린과 미니는 주저주저하다가 스키터의 열정에 용기를 내게 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그 사랑은 신분과 인종을 초월한 사랑이시다. 힘든 길임을 뻔히 아셨던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그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었다. 죄인들, 소외된 사람들과 먹고 마시고 그들을 위해 희생하신 것은 열정과 용기를 넘어선 그 이상이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곳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 혹시 내 자신의 위치와 품격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매끈한 목에 십자가 주얼리를 달고서도 구세군 냄비앞에서 망설였다면 그건 자동차 백미러에 걸린 십자가 만도 못하다.  

 좀더 영화속으로 깊이 들어가보실까. 택시도 ‘백인 전용’이 따로 있었고. 흑인 학생이 사용한 교과서는 흑인 학생끼리만 물려줄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 막 뛰쳐나온듯한 미모의 백인여성 힐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오만과 허영에 빠져 사는 속물적인 인물이다. 모든 흑인 가정부들이 주인과 화장실을 함께 쓰지 못하게 하려는 ‘유색인 가정부용 화장실 설치 법안’을 발의한다. 가정부 미니는 말한다. “이건 지옥이예요…” 물론 여주인인 힐리는 미니를 위한 가정부 전용 화장실을 앞마당에 만들어준 상태다. 근데 그 이유가 “병을 옮길 우려가 있다”라는 점에서 경악한다.

 예수님께서는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사셨다. 광야를 헤매는 걸인에게 가서 귀신을 내쫓아주셨으며 왕따당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찾아가셨다. 죽어서 냄새가 풀풀나는 나사로에게 달려가 살려주셨고, 진지하게 키크기 수술을 고민했을 삭개오를 나무에서 내려오게 하셨다. 시각장애인들을 보게 하셨고, 청각장애인들의 귀를 열어주셨다. 예수님은 아프고 버림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과 소통했다. 하나님과 꽉 막혀있던 우리에게 ‘소통의 원리’까지도 알려주시고 길을 터 주신 분이다.

 ‘세상을 바꾼 용기있는 고백’ 이라는 문구가 영화 포스터 윗단에 써있다. 세상을 바꾸기 원한다면 소통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또한 성령과 동행하여 내가 먼저 변화될 때 고백도 힘을 얻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얻게 된 쉽지않은 교훈이다. 

칼럼니스트 push9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