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복, 큰 사고 당해
세상 중심 삶 회개, 청지기 삶 다짐

 나는 교회나 하나님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미신이나 토속신앙에 의지해 나를 키우셨다. 그런 나와 결혼한 아내는 어머니 몰래 교회를 다니고 있었지만 난 그 때까지만 해도 하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루는 어머니가 절에 쌀을 가져가시다 그만 넘어져 크게 다치셨다. 병원에서 검진도 받아보고 굿도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차도가 없자 아내가 어머니께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조용기 목사님이 모든 병을 고쳐주신다는데 가보실래요?”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어머니는 교회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병을 고치기 위해서 무작정 아내를 따라나섰다. 그렇게 1988년도 가을부터 어머니는 아내를 따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하게 됐다. 그 후 어머니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골에 내려가 집에 있는 모든 우상과 사신들을 불태워 없애버리셨다. 평생 잠을 깊게 못주무셨다면서 이제는 잠자리도 편안하다고 하시며 우리 가족 모두를 주님께로 인도하셨다.

 그 후 아내는 가족을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했고 결국 목사님과 전도사님이 가장 많이 심방 오는 가정, 예배를 가장 많이 드리는 가정으로 변화시켰다. 나도 안수집사로 안수집사회에서 봉사했다.

 주님이 주시는 축복으로 장막을 넓혀 관악으로 이사했다. 관악대교구에서 새롭게 구역생활을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내게 왜 장로장립을 받지 않느냐며 채근했다. 하지만 나는 장로는 아무나 되는 것도 아니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신앙이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아직 세상에 대한 미련이 많이 있었던 것이다.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나서도 봉사도 했지만 때론 운동을 하기도 했었다. 장로고시를 앞두고도 나는 다른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루는 아내가 교구 식구 중에 장례가 있어 지방에 내려갔다. 아내는 내게 다른 것하지 말고 성경을 읽으라고 재차 권하고 갔다. 그런데 주말에 그것도 날씨가 좋은 화창한 날 집에만 있기 따분했던 나는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평소 철인 3종 경기에 관심이 있어서 자전거를 비롯해 온갖 안전장비를 구비해둔 터였다. 하늘공원 입구 근방을 지나던 중 마주 오는 초등학생 5명이 있었다. 갑자기 아이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거리가 가깝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소리도 질렀지만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내게 달려왔다. 너무 놀라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급하게 쥐었다. 나는 자전거가 서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자전거와 함께 꺼꾸러졌다. 머리부터 떨어진 나는 목에 심한 충격을 받았고 순간적으로 ‘하나님 제가 이대로 죽는건가요’라는 기도가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나는 목이 부러져서 죽을 줄로만 알았다. 다행히 목이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목과 입안을 비롯해 완전히 피투성이가 되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그리고 나는 병원에서 3시간 동안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주일에 깁스와 마스크를 한 채 예배를 드리는데 앉는 순간부터 감사의 기도와 회개의 기도가 나왔다. 너무나 죄송스럽고 구해주신 은혜에 감사했다. 그렇게 성전을 나오다 안내 게시판에서 성경통독학교 광고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성경을 읽고 있었다면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반드시 성경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무실에는 장기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성경통독학교에 참여해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에도 틈틈이 성경을 읽었다. 성경을 읽으면서 직분자로서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도 사고가 아니었으면 성경통독을 할 생각도,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이 예비하시고 언제나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깨닫게 해주셨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지금은 주님의 은혜로 장로로 장립 받아 주일에는 온전히 봉사하고 있다. 내가 왜 일찍 이렇게 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만 가득하다. 앞으로 주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에 감사하며 주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청지기로서의 역할과 사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