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력없으면 할 수 없는 반주 봉사
“봉사에 앞서 예배에 충실한 예배자 되고파”
오늘의 주인공 김효은(고등3부 성가대), 박세영(고등2부), 박소영(고등2부 성가대), 최한슬(고등1부), 김기덕(고등1부), 김예찬(고등1부 성가대) 학생은 교회학교 예배의 반주자들이다. 처음부터 반주자로 봉사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반주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키운 후에는 반주봉사가 주가 됐다. 반주자로서 부담과 책임감도 있지만 묵묵히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섬김의 사역을 이뤄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피아노를 칠 수 있으니까” 혹은 “엄마의 강요로” 시작한 봉사였다 하지만 어느새 10년 가까이 봉사한 친구도 있다.
반주봉사는 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할 수 있는 봉사는 아니다. 우선 실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어느 분야든 그렇지만 실력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의 대가가 실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고등1부에서 메인키보드를 맡고 있는 기덕이도 마찬가지다. “저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어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피아노를 치는 친구는 없어요. 대부분 1, 2년 배우다가 그만두기 일쑤죠. 저는 꾸준히 학원을 다니고 피아노를 쳐왔기 때문에 봉사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어요”
예찬이는 “10년 넘게 피아노를 치고 성가대 봉사도 오래했지만 성가대에서 새로운 곡을 연주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그 곡을 완벽히 소화할 때까지 연습을 해요. 곡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시간 정도가 걸려요. 생소하거나 어렵다고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연습하면 끝에는 늘 좋은 결과가 나타나니까요”라고 말했다.
현재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효은이를 제외하고는 각기 가지고 있는 꿈은 음악과는 상관없이 다양하다. 소영이는 간호사, 세영이는 화학에 관련된 전공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왜 이들은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때론 부담스럽기도 한 봉사를 내려놓지 않는 것일까.
“어렸을 때는 부모님 때문에 반강제로 시작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 후부터는 봉사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어 세영이는 봉사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예배를 드리던 것을 탈피하게 됐고 성경도 읽고 기도도 열심히 하게 됐다고 한다. 예찬이는 봉사를 하면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 반주봉사자뿐 아니라 많은 봉사자들의 수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독주를 할 때보다 친구들과 합주를 하며 서로 의지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한슬이는 자신의 반주가 아직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주님의 사랑을 알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은 봉사를 하면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예배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을 알게 하고, 친구들을 위한 마음까지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평범한 10대 아이들이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특히 공부에 더욱 집중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뜻과 봉사에 조금 더 시간을 들이고 싶은 친구들의 뜻이 충돌할 때가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소영이는 “솔직히 봉사를 할 시간에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늘 있어요. 봉사에 대한 마음에 의심이 갈 때가 종종 있기도하고요”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아직 소영이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기도 중이다. 예찬이는 “번갈아가며 봉사할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고 말했다.
한슬이의 경우 1년 정도 봉사를 쉬기도 했다. 하지만 곧 후회했다. “봉사를 하지 않으니 예배가 즐겁지 않았어요. 하나님께 예배하고 다가서기 위해서는 봉사가 필수란 것을 깨달았어요”라며 봉사의 이유를 밝혔다.
세영이는 “수련회를 준비할 때는 연습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학원도 빠지고 시험성적도 내려가서 부모님과 마찰이 있었어요. 그래서 기도하고 교회 선배들과 선생님들께 상담받고 문제를 해결했어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욱 하나님께 의지하고 가까워지게 됐죠”라고 말했다.
이런 고민도 있다. 반주자들이기에 건반을 치려면 손톱이 길면 안 된다. 그래서 항상 가방에 손톱을 손질하는 도구를 휴대한다. 10대 소녀라면 아름답게 손톱을 꾸미고 싶은 욕심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가를 분명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주봉사는 예배에 한 부분이기에 실수해서도 안되고 하나님에게 최고의 것을 드리고자하는 욕심 때문에 때론 이런 부분이 예배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효은이는 인터넷에서 “봉사자가 봉사만 하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배를 돕는 봉사자가 되기에 앞서 우리가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글을 보고 더욱 예배에 집중하게 됐고 후배들에게도 이 점을 강조한다고 한다.
반주는 찬양을 하는 혹은 다른 파트의 친구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강조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이들은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이를 위해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낮아지고 섬기는 자세를 잊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그 어떤 멋진 공연의 독주자들보다 더 큰 박수를 보낸다.
글=복순희·정승환 / 사진= 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