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기도하는 데도 응답이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는 초조해진다. ‘영성과 상담’이란 책에서 최창국 교수가 이야기하는 기도를 중심으로 기도의 응답이 무엇이며 기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

 캘리포니아의 레드랜즈대학에서 기도응답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피 실험자들은 22세에서 60세까지 45명의 지원자로 이루어졌다. 그들 중 3분의 1은 대학생, 3분의 2는 지역사회의 주부, 교사, 사업가, 그 밖의 직업군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 지원자들은 연구에 참여했을 당시 우울증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나머지 50∼70%의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을 때도 의학적 치료를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었다. 환자들은 15명으로 이루어진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졌다. A그룹은 평범한 심리요법을 받았다. 이들은 치료를 받는 동안 어떤 종교적 언급도 받지 않았다. 그들 각자는 이런 형식의 치료를 선호한다고 고백했거나 의사들로부터 이런 심리요법을 받을 것을 권유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B그룹은 평범한 기도만 하는 그룹이었다. 이들은 9개월에 걸친 실험 내내 매일 밤마다 자신을 위해 기도를 했다. 그들은 충실하게 종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기독교인이었으며, 기도에 대한 한없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심리학적 상담은 불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들은 자신이 기도를 잘하는 방법에 통달해 있다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기도에 대한 어떤 다른 방식도 그들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그들의 기도 목적은 감정적인 것이건 육체적 질병이건 상관없이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를 없애는 것이었다. C그룹은 자신들에 대한 심리적인 검사를 제공 받으며 매주 2시간 동안 기도 모임을 통해 만남을 가졌다. 9개월 후, 환자들은 다른 중립적인 심리학자들에 의해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았다. 연구 결과, 심리요법을 받은 A그룹은 65%의 향상을 보였다. 스스로 기도했던 B그룹은 어떤 향상도 보이지 못했고, C그룹은 72%의 향상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C그룹, 즉 기도모임 그룹 내에서 몇몇 참가자들이 총체적 치유가 일어났다고 확신했다.

 이들 참가자들은 초기에 편두통, 말더듬 증상, 궤양증상, 간질 증상을 보였다. 이 레드랜즈 실험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심리학적 상담은 불필요하다고 오직 기도만 한 그룹의 치유가 0퍼센트로 나타났다는 결과에 대해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오직 기도만한 그룹은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으로 평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심리 상담을 무시하고 기도만 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주권을 제한하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치료하시는 방편들은 다양할 수 있다. 하나님의 치유 방법들 가운데는 기도가 될 수도 있고, 의료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상담 치료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심리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기도보다는 심리 상담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전제는 지극히 성경적이다.

 심리 상담이 요구되는 사람을 기도 치유에만 매달리게 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주권에 저촉되는 것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은 초자연적인 방법만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은 아니다. 로버트 파즈미노는 그의 책 ‘교사이신 하나님’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여섯가지 내용으로 설명했다. ‘우리를 위한 하나님, ‘우리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도우시는 하나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우리 안에 계시는 하나님’, ‘우리를 사용하시는 하나님’, ‘초월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양육하시는 방편은 초자연적인 방법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때로는 인간을 통해서도 하신다.

 로버트 멀홀랜드는 기도의 본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의 기도는,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를 통한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우리 자신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맡기기보다는 우리 목적을 보증하기 위해 하나님의 지지를 얻으려고 한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조건대로 하나님이 우리 삶 속에 계시기를 바라야한다. 나타난 결과만으로 기도의 응답을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나님의 역사하시는 방법은 나타나지 않은 고요함 속에도 존재하고 계심을 읽어야 하며 깊은 구속에 대한 감사와 관계의 일환이 기도임을 재인식 해야겠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