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 인생 - 송병구 목사(큰사랑교회) |
 현대는 초고속 시대이다. 빠른 것이 대우를 받고 빠른 사람이 영웅시 되는 시대이다. 빠른 비행기 기차 자동차 빠른 컴퓨터 빠른 운동선수 등 이라야 입에 오르내린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누굴 보아도 빨리빨리다. 어른도 빨리빨리 어린이도 빨리빨리 출세도 그리고 돈도 빨리빨리… 특히 배고픈 사람들이 모이는 음식점에 가보면 여기저기서 빨리빨리다. “아주머니, 자장면 시킨 것 왜 안나와요!” “바쁜데 좀 빨리 주세요” 흔히 듣는 후렴들이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 비록 느리지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끈기있게 전진한 거북이가 마침내 이겼다고 하는 동화 속 아름다운 성공이야기는 고전이 된지 이미 오랜 느낌이다.
물론 세상엔 서둘러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응급환자는 빨리 서둘러야 한다. 출산기가 있는 여인도 또 불이 난 집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119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이 빠르다고 다 좋은 것만도 아니다.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쾌속은 자칫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급속한 발전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자랑들을 하지만, 반면 경제전문가들은 무한경쟁 속에서 오히려 승자와 패자간 공생의 법칙이 파괴되었고, 이에 따른 국민의 상대적 빈곤층이 월등히 증가했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속담에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 못쓴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들 일진대 분명 전도엔 발이 빨라야 한다. 그리고 거룩한 열심을 품고 주님을 섬겨야 한다. 그러나 신앙생활에 별다른 도움이 안되는 일들 즉 남의 흉을 보고 무조건 비판하는 일이나 시기 원망 그리고 혈기 등은 속도를 많이 늦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영양가 없는 일들을 절제하고 대신 서로간 잃어버린 사랑과 감사를 회복하고 자존심을 세워주며 내가 조금 손해 볼지라도 양보하며 여유있게 살아간다면 우리 주위에 적어도 자신과 이웃이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작은 행복공간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최근 한 신문에 게재된 장사익 소리꾼의 “빠르기만 한 ‘KTX 인생’엔 행복이 없다”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읽고 몇 줄 옮겨 적는다. “공연을 하러 지방에 갈 때 KTX를 자주 아용한다. 2시간 반이면 부산이니 정말 빠른 세상이 됐다. 한번은 바깥 풍경을 보려는데 기차가 너무 빨라서 눈이 어지러웠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 잠을 청하고 있었다. 지난 세월 기차여행은 낭만이었다. 정담도 나누고 스쳐 지나가는 바깥 풍경도 감상하며 맛난 것을 먹으며 여행했던 기억이 새롭다. 빨리 가서 빨리 일하고 빨리 올 수밖에 없는 오늘, 출발지와 목적지만 있고 중간의 여정들이 생략돼 버린 삶을 사는 우리는 진정 행복한 것일까…우리는 모두 출발점에서 목표지점까지 최대한 빠르게 가려고 한다. 그런 ‘KTX 인생’에는 창 밖 풍경도 없고, 계절 바뀜도 없다. 팍팍하고 답답하다. 자연의 발걸음은 유유자적 한결같은데 유독 사람들만 부산스럽게 내달린다. 조금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삶의 여정을 한 계단씩 밟으며 가는 것은 어떨까. 태양이 아무리 뜨거워도, 태풍이 불어닥쳐도 나무는 꼿꼿이 서서 견딘다. 그렇게 역경을 디딘 나무가 가을에 단 열매를 맺는다. 인생도 그렇게 숱한 여정을 거치며 달게 익어 갈 것이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
| |
기사입력 : 2011.11.13. am 11:20 (입력)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