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정의 소중함과 하나님 사랑 알게 됐죠”

한국 문화와 언어 빠른 습득은 ‘가족’ 사랑 덕분
여의도순복음교회 통해 주님과의 첫 만남 가져
다문화 가정 예배 통해 재한 외국인 복음화

마이, “남편의 나라 NO! 이제는 내 나라”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하이퐁. 25살 주부 팜 티 마이(Pham Thi Mai)성도의 고향이다. 팜 티 마이 성도는 2008년 9월 고향에서 한국인 이재관 성도와 결혼했다. 그러나 법적 절차 때문에 5개월 만인 2009년 1월에 돼서야 한국에 발을 내딛었다. 한국에서 생활한지 만 2년이 넘은 그녀에게는 이제 24개월 된 딸 정아도 있다.

 짧은 한국 생활 기간이지만 그녀의 한국어 실력은 중급 이상이다. 한국 요리도 제법 잘한다. 밝고 경쾌한 성격 탓에 한국 생활 적응이 빨랐다. 한국에서의 삶은 그녀에게 따뜻한 가족을 만나게 했다. 무엇보다 한국으로 시집오면서 그녀는 난생 처음 하나님을 알게 됐다.

 “하이퐁에는 교회가 없어요. 아빠와 엄마는 절에 다니셨죠. 저는 한국에 오기 전 한번도 교회에 가본 적이 없어요”

 그녀는 한국에 온 후 시누이 이재복 집사의 귄유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적응은 힘들었다.

 “주일이 빨리 지나가길 원했어요. 한국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핑계를 댔지만, 형님은 ‘못 알아들으면 자도 돼’라고 했어요. 처음에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어요. 인터넷으로 부모님과 자주 화상 전화를 해요. 교회를 다닌다니까 집안에 다른 종교를 믿어서는 안된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교회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하자 모두들 놀라며 이제는 당연히 교회 다니는 줄 아세요”

 팜 티 마이 성도는 주일 예배 중 사람이 많은 3부 예배가 좋다고 했다. “지금은 설교 말씀이 어렵지 않다”는 팜 티 마이는 이제 누가 뭐래도 ‘순복음 성도’가 확실했다.

 그녀는 한글과 한국 문화 체험을 익히기 위해 여성자원금고를 다닌다. 그리고 만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과 올해 봄부터는 ‘다문화가정 교구’라는 이름으로 토요일마다 모여 예배를 드린다. 그녀의 사촌동생도 이제는 크리스천으로 변했다.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면서 늘어난 재한 외국인 여성들은 팜 티 마이를 통해 신앙에 눈을 뜨고 가정의 소중함도 배워가고 있다. 때론 아픈 상처를 토로하며 그녀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 모임에 나오는 사람 중 상처로 남은 이도 있다.

 “베트남 친구였어요. 한국에서 생활한 지 2년 됐고 아이도 낳았는데, 시댁과의 마찰로 결국 남편과 헤어져 베트남으로 돌아갔어요. 모임 때면 항상 그 친구를 위해 기도했는데 마음이 아파요. 베트남으로 돌아간 친구는 가장 하고 싶은 게 바로 교회 가는 거래요”

 한국에서 아름다운 둥지를 튼 팜 티 마이 성도는 하나님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커가는 동시에 꿈 또한 갖게 됐다. “대학에 가서 공부한 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외국인들을 보듬는 사람이 될래요”

시누이, “난 마이의 시어머니·친정어머니·언니·신앙 멘토”

 팜 티 마이 성도가 한국에서 이토록 변화된 삶을 살게 된 데에는 시누이 이재복 집사의 사랑과 헌신의 힘이 컸다. 이재복 집사는 “가족과 헤어져 어린 나이에 시집 온 올케를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고 했다. 이 집사는 팜 티 마이 성도와 한 동네 살며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언니의 역할을 자처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의 멘토다.

 “무엇보다 마이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고 싶었어요. 저는 고난 중 하나님을 만나 은혜를 체험했거든요. 마이가 다른 건 몰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알 길 원했어요”

 이재복 집사는 팜 티 마이 성도가 한 가족이 되면서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여성자원금고도 이 집사가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소개해줬다. 함께 다니며 여성자원금고에서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마이랑 처음 말이 통하지 않았을 때는 모든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며 하나하나 가르쳤어요. 의사소통이 되고부터는 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갔어요. 올케는 워낙 적극적인 성격이라 뭐든지 빠르게 익혀갔어요”

 한국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팜 티 마이 성도가 임신했을 때 이 집사는 사랑으로 보듬으며 음식을 구해다 줬다. 미용 자격증도 갖고 있어 올케의 머리도 직접 손질해준다.

 이재복 집사는 올해 교구에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구역장 사명을 받았다. 토요일마다 팜 티 마이 성도 가정에서 많게는 7명, 적어도 5명 재한 외국인 여성들을 위해 예배를 인도한다. 그리고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성경 말씀을 읽도록 돕는다. 예배때는 찬송가 505장 ‘온 세상 위하여’를 반드시 부른다. 올케가 제일 좋아하는 찬송이기 때문이다. “전도와 관련된 찬송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하나님이 마이를 전도 일꾼으로 사용하시려나봐요”

 이 집사는 올케가 참 순종적이라고 했다. “매주 마이네 집에 모여 예배드리는 게 힘들텐데 ‘기도처로 옮길까’해도 싫다 해요. 친구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좋아해요. 때로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마이는 그들의 상처를 저에게 얘기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의해요. 그럼 저는 그들을 위한 신앙적 조언을 해주고, 마이는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죠”

 주일 예배 때 베트남어 통역이 없는 것을 제일 안타까워하는 올케를 항해 이 집사는 하나의 꿈을 심어준다. “나중에 올케가 통역 봉사하는 것” 또 하나의 바람은 “마이가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인 신앙 생활하는 것, 다문화 가정 여성들을 구원시키는 데 큰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남편, “나는 마이를 위한 버팀목”

 2008년 여름 이재관 성도는 조카를 데리고 매형(이재복 집사의 남편) 사업장이 있는 베트남을 찾았다. 매형의 소개로 팜 티 마이 성도를 만난 이 성도는 발랄한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마이 성도도 차분한 성격을 가진 이재관 성도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9월 두 사람은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법적 절차로 팜 티 마이 성도가 한국에 오기까지 두 사람은 늘 전화로 안부를 확인했다.

 “옆에 사전을 두고 떠듬떠듬 이어가며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납니다. 한 달 전화비로 40만원이 나온 적도 있어요. 지금은 베트남 말을 다 잊어버렸어요. 아내가 한국말을 잘하거든요”

 이재관 성도는 어린 나이에 자신을 믿고 한국으로 시집온 아내가 고마웠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는 여기 저기 수소문 끝에 대학로에 일요일마다 선다는 외국인 벼룩시장을 찾아 발룻(부화직전의 오리알을 삶은 요리)을 구해다주기도 했다. 이재관 성도는 아내를 부를 때 ‘마이’ ‘정아 엄마’라고 부른다. 수줍은 표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아내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뜨겁다.

 이 성도는 주일 아침 아내와 딸 정아와 함께 교회 오는 발걸음을 행복해했다. 그는 아내를 위해 언제나 간절히 기도한다.

 이재관 성도는 아내를 만나기 얼마 전 누나 이재복 집사의 전도로 주님을 영접했다. 아내에게 한결같이 대하는 누나를 보며서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주님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재관 성도는 아내를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원한다. 아내가 대학에 가고 싶다면 뒷바라지해주고 싶단다. 아내와 일군 믿음의 가정을 통해 하나님의 선한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하고, 다문화 가정에 긍정적인 본보기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