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가니 - 김광덕 목사(대학청년국장) |
 지난 화요일, 광주시가 마침내 광주의 인화학교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즉, 장애인 성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화학교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대해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6년 전 인화학교를 운영하던 몇몇 교사들이 장애 아동들을 성폭행했다. 그러나 당시 이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고, 결국 재판에서 아이들을, 그것도 장애 아동들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사람들은 유죄로 판명이 났음에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사태에 이르고 말았다. 이런 기가 막힌 일을 한 작가가 소설로 고발했고, 그 소설이 영화화 되면서 전 국민을 분노의 도가니로 들끓게 한 것이다. 오랜 만에 영화를 봤다. 평소 때에는 여러 지인들과 같이 보기도 했지만 이 영화, 도가니는 혼자서, 조용히 보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그렇게 혼자 본 것이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슬펐고, 화가 났고, 그리고 미안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너무나 가난하게 산 것만으로도 모자라 평생에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받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슬펐던 것은 아직도 이 사회에 이런 아픔들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렇게 못된 짓을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당당하고, 결국 사회가 그들을 엄히 단죄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났다. 하지만 그 영화와 책을 보며 가장 아프고, 슬프고, 화가 나고, 미안했던 것이 있다. 그 어린 아이들을 해친 가해자들 가운데 여러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었고, 심지어 가장 큰 가해자 두 사람은 광주 모 교회의 장로였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목사인 나는 부끄러웠다. 저 영화를 보면서 또 얼마나 많은 믿지 않는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오해를 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시 한 번 예수님의 그 귀한 얼굴에 침을 뱉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고, 속이 상했다. 과연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한 편의 영화였다.
지금 이 세상은 미움과 죄악과 불신과 분노의 도가니다. 세상 어디에도 구원과 희망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2000년 전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을 때,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다. 로마의 압제 아래 수탈당하고, 가진 자들은 자기들만의 권력을 유지하기에 급급했고,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의를 자랑하며 다른 이들을 정죄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오직 사랑과 진리의 삶을 사셨다. 주님은 당신의 사랑으로 세상을 덮었고, 당신의 진리로 세상을 새롭게 하셨다. 주님은 다른 이에게는 한없는 사랑을 베푸셨고,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진리의 삶을 사셨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 다른 이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그런 삶은 주님의 삶이 아니다. 다른 이에게는 주님의 마음처럼 너그럽고 관대하되,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게 바르고 의롭고 착하게 사는 것, 이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예수님은 당신의 몸 된 교회가, 그 교회를 이루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사랑과 의와 믿음과 용서의 도가니로 세상을 품고 녹이기를 원하신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야훼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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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10.09. am 10:45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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