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하나님의 창조물입니다

사람과 침팬치는 DNA부터 달라
모든 비극은 인간의 욕심에서 시작

안녕하세요. 올해 개봉한 영화 혹성탈출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침팬지 시저입니다. ‘시저(Caesar)는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로마의 정치가요 장군이었던 그 이름은 제가 윌(제임스 프랭코)의 집에 오던 날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가 주신 의미있는 첫 선물입니다.

 윌과 할아버지는 몰래 입양한 침팬지를 친자식처럼 사랑으로 키워주셨습니다. 제 어머니가 저를 낳기 전 치매치료제인 ‘큐어(ALZ-112)’라는 약물을 투여 받았기 때문인지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놀라운 지능의 발달을 보였죠. 가끔 너무 빨리 제 또래보다 지능이 발달하는 바람에 제 주위엔 친구가 없었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요. 단, 치료를 핑계로 윌에게 여의사를 여자친구로 소개시켜 주었던 것은 받은 사랑에 대한 만족스러운 보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제 운명을 바꾸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옆집 아저씨가 할아버지를 폭행하는 모습에 전 광분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저를 사랑해주시는 할아버지가, 그것도 치매로 고통받는 그분이 다치는 모습을 가만히 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폭행죄로 재판 한 번 없이 동물수용소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질줄 몰랐습니다. 영화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수용소가 힘들었던 것은 같은 유인원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해리포터를 괴롭혔던 루시우스 말포이(톰 팰튼)가 이 영화에도 악역으로 등장해 여러 모양으로 스트레스를 주더군요. 신기한 것은 동료들이 그 괴롭힘에 길들여져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 동료들의 태도와 인간들의 괴롭힘에 저는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유인원들을 규합해 자유를 찾기로 했습니다.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들을 모아놓고 삼나무숲으로 가서 우리들만의 고향을 만들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저와 의기투합 할 수 있도록 치료제 ‘큐어’를 써야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제약회사를 습격했죠. 그것도 제 욕심이었을까요?

 제약회사인 젠시스는 어렸을 때 윌이 한번 데려간 적이 있어서 기억합니다. 특히 죽은 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던 곳이라 잊지 못할 장소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제약회사 젠시스(Gen-sis)의 이름은 성경의 창세기(Genesis)에서 따온 것입니다. 영화의 부제가 ‘진화의 시작’이니 그 출발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얘기가 나왔으니 좀 더 생각해 볼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진화론을 주장합니다. 세상이 어느 한 순간 폭발하듯 생성되어 점차적인 진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생물들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그럴듯한 가설입니다. 그러나 우리 침팬지들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걸작품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화의 단계를 거쳐서 원숭이가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 주장들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빅뱅(Big Bang)이론도 네이버 검색에서 아이돌 가수 그룹 ‘빅뱅’에 밀리고 있다는 사실,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진화론자들은 지구상의 동물들 가운데 인간과 가장 가까운 우리 침팬지들이 약 600만년전에 하나의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졌다고 주장합니다. 생물학적 진화라고 하더군요. 이 터무니없는 주장은 침팬지 게놈 프로젝트의 초안을 만들기까지 했지만, 우리들의 염색체를 연구한 결과 인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셨을 것입니다. DNA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DNA를 자세히 보면, 여러분과 저는 무려 1억 5000만 염기쌍이 다릅니다. 유사성보다는 더 큰 간격을 발견한거죠.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사고나 정신능력, 육체적 능력에도 침팬지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물들도 나름대로의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창조의 증거들을 말입니다. 헬리콥터의 모델이 된 잠자리를 보세요. 1초당 정확히 30번의 날개짓을 하면서도 전혀 소리를 안낼 수 있는 특수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행의 대가인 그들이 중립비행, 사냥비행, 탐지비행, 위협비행, 구애비행, 진동비행, 파도비행, 정지비행 심지어 후진비행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창조의 세계는 정말 놀랍습니다.
 창세기 1장에 보면, 여섯째 창조의 날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동물들을 만드셨습니다.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는 말씀은 제가 늘 묵상하는 구절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우리와 달리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그 모양대로 만드신 것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그리고 명령하셨습니다.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하나님께서 창조를 끝마치시고 최종 평가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셨습니다. 

 제약회사 젠시스에서는 창조목적에 위배되는 무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끝을 모르는 질주를 한 것이죠. 저의 일가 친척들은 하나님의 창조물로 인간의 다스림을 받으며 살면 그것으로 목적이 달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상실험물로 쓰면서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인간들이 노력하고 연구한 동기는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과 연구들이 인간의 욕심과 결탁되었을 때에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5)는 성경 말씀이 틀림이 없습니다. 침팬지가 성경을 논한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프리퀄 2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그때까지 성경일독하려고 합니다.

※프리퀄(유명한 영화에 나온 내용과 관련해 그 시리즈 1편 이전의 일들을 다룬 속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