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망증 → 경도인지장애 → 치매로 이어질수 있어
중년 여성이 의사를 찾아왔다. 양쪽 귀가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아니 세상에,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놀란 의사가 물어봤다. “집에서 다리미질을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잖아요. 얼떨결에 그만 다리미로 전화를 받았지 뭐예요” 중년 여성이 설명했다.
“그런데 다른 한쪽은 어떻게 된 거예요?”
“전화벨이 또 울리더라고요…”
웃어보자고 떠도는 유머다. 하지만 웃다가도 씁쓸해진다. 왜냐하면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다리미를 귀에 대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선전화기, 리모컨을 냉장고에 넣어본 사람들이 한 두 명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영등포대교구 이 모 집사. 50대 중반이 넘으면서 건망증이 부쩍 심해졌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기억력이 감퇴됐다고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얼마 전 현관 비밀번호가 순간 떠오르지 않았다. 딸에게 전화해서 앞 번호만 듣자 비밀번호가 떠올랐다.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 순간 치매가 아닐까 겁이 났다. 그래서 김 집사는 병원에 가서 신경인지기능검사와 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했다.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의사는 “노화로 뇌 기능이 떨어지면서 기억력이 감퇴한 것”이라며 “기억력을 높이기 위한 생활 요령을 따르면서 뇌 건강을 유지하라”고 말했다.
60대 초반의 강서대교구 김 권사. 최근 말을 하려고 하는데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통장 비밀번호까지 잊어버렸다. 기억력이 계속 나빠지자 병원을 찾았다. 경도인지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정상인보다 떨어진 치매 전 상태로, 환자는 본격적인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5배 이상 높다고 했다. 사람의 뇌세포와 두뇌 활동은 16∼18세까지 성장하고 활성화한다. 그 이후부터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해 30대부터 순간순간 건망증이 나타난다. 이런 기억력 감퇴는 정상적 노화 현상이지만, 일부는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이어진다.
신경과 전문의는 “기억력 감퇴는 노화로 약해진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는 경고등”이라며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는 ‘뇌줄기세포’가 있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올바른 습관을 유지하면 평생 동안 뇌신경세포가 만들어지면서 기억력이 다시 좋아지고 오래 유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