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에서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으로
특수교육 아닌 눈물의 기도와 믿음으로 변화

 아들 승훈이가 5살이 됐을 무렵 또래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승훈이가 발달장애와 언어장애가 있다고 했다. 흔히 말하는 자폐 판정을 받은 것이다.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승훈이도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그 속에서만 살고, 현실로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승훈이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고 흥분하면 화를 멈출 줄 몰랐다. 돌아다니며 난리법석이었다. 기저귀를 떼는 데만 6년이 걸리고 말을 하는데도 8년이나 걸렸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것만 같았다. 병원에서 승훈이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자폐성 장애는 병이 아니고 말 그대로 장애이기 때문에 고칠 수 있는 약도, 수술도 없었다.

 나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고 밤에 잠자리에서 이대로 잠이 들면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삶은 절망이었고 살아갈 희망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때 이웃에 사는 엄영희 집사로부터 전도를 받게 됐다. 엄 집사로부터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됐다. 그 때부터였다. 항상 ‘절대 긍정’, ‘절대 감사’를 입에서 떼어놓지 않고 바라봄의 법칙으로 달라진 승훈이의 모습만 꿈꾸었다. 빌립보서 4장 13절의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말씀을 붙잡고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당장 승훈이가 달라지진 않았지만 하나님이라면 바꾸어 주실 거라 믿었다.

 승훈이는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승훈이에게 천사같은 사람들을 붙여주셨다.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라는 친구가 9년간 학교에서 승훈이의 단짝이 되어 돌봐주었고 지금은 재형이라는 친구가 큰 힘이 돼주고 있다. 또한 승훈이의 유치원선생님이었던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유치원을 그만두고 피자가게를 시작했는데 승훈이가 와서 일을 배워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승훈이는 그날부터 매일 피자가게에 나가 일을 하고 있다. 비록 피자상자를 접는 단순한 일이지만 하루에 5개도 접기 힘들었던 승훈이는 이제는 하루에 300∼400개도 쉽게 접는다. 상자접기 뿐 아니라 음료수 정리, 가게 청소 등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회생활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던 전문가들도 승훈이의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란다. 전문가들은 승훈이 같은 케이스는 1000명에 한 명정도 나올까말까한 기적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KBS 감성다큐 미지수와 OBS의 방송에 승훈이가 소개되면서 많은 분들로부터 ‘감동이었다’, ‘큰 힘이 되었다’는 인사를 받았다. 또한 동작구와 관악구에 있는 학교에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TV방영분이 교육프로그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덩달아 기도밖에 한 게 없는 나는 비슷한 장애를 가진 자녀의 부모의 상담자가 되기도 했다. 승훈이가 일하는 피자가게는 매상이 2배이상 뛰었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을 만나고 난 후 겪은 변화의 기적이다. 할렐루야!

 지금도 분명하게 다른 장애를 가진 부모들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특수교육이 승훈이를 변화시킨 것이 아니란 것이다. 오직 철저하게 하나님께 매달린 결과이다. 최근 승훈이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커피 제조 기술을 배우는 바리스타 과정이 바로 그 것이다. 한 때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컸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승훈이가 어떤 것도 할 수 있을 것을 나는 믿는다. 오직 주님 도우심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