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마케터로부터 소위 ‘불친절한 브랜드’가 뜨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를 들 수 있습니다. 이케아는 전 세계 어느 매장에도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지 않으며 매장에는 직원이 고작 한 두 명이고 구입한 가구는 손님이 직접 들고 가야 합니다. 게다가 침대부터 식탁까지, 이케아 가구는 모두 조립식입니다. 그런데도 이 얼토당토 않은 불친절한 가구가 유럽은 물론 미국, 아시아 가구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았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은 리테일테인먼트(리테일+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를 추구한다는 것이지요. 엄마들의 자유로운 쇼핑을 위한 매장 내 탁아소 운영과 쇼핑 중에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카페 등이 바로 그들의 지향하는 바를 분명하게 설명해줍니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사람들에게 가구를 고르는 일, 그 자체가 즐거운 모험이라고 역설합니다.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은 써야 하는 가구, 사람들이 그것을 고를 때 발생하는 부담감 등의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역으로 그것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제시해 성공한 격입니다.

 사실 펀 ‘Fun’ 한 것만큼 뻔한 것도 없습니다. 세상만사, 즐겁게 하는 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공부하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이니까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믿는 자라 할지라도 인생길에서 빗겨갈 수 없는 고난이라는 삶의 그늘. 때로 인생에 먹구름 같은 고난이 다가올 지라도, 전혀 괜찮습니다. 즐거운 모험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그 고난을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영적 면역력을 구하면 됩니다.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았던 휴식을 마치고 또 다시 새로이 시작된 이 계절,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지금이야말로 삶에도, 신앙에도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한 때입니다.

황여정(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