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이어 섬김과 바른 정치 헌신하겠다”
아버지는 제15대 국회의장, 아들은 제18대 국회의원
최근 마포에 지역사무실 열고  지역주민 섬겨

김수한 원로장로 …“어릴 때부터 성실과 정의로움이 남달랐다”
김성동 장로… “아버지 통해 가정과 정치의 중요성 배웠다”

 독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한국과 일본 사이가 민감하다. 양국의 소모적인 신경전 속에 문제의 근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정치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 의원 4명이 울릉도에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 일한친선협회 지부 창설로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한 김수한 전 국회의장(현 한일친선협회장)은 일본 자민당 실세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종합정책연구소장과 만나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야마사키 의원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계파 소속인 히라사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 얼마 전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는 칼럼을 통해 “김수한-야마사키 라인의 물밑 교섭 성과는 히라사와 한 사람의 탈락으로 그쳤지만 그들의 숨은 활동은 두 나라 정치인들의 역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일관계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모임을 만들고 일본 정계와의 대화 통로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5대 국회의장(1996∼1998)을 지낸 우리교회 김수한 원로장로는 올해 나이 83세다. 하지만 김수한 원로장로는 한일친선협회장, 한나라당 상임고문단회의장으로 활동하며 나라 안팎으로 국가 안정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김수한 원로장로는 “외교는 외무부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도, 문화·경제인도, 종교인도 모두 외교관이 될 수 있다”며 풀뿌리 교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명함을 주고받는 단계를 벗어나 정치인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전방위적 외교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현 의원들을 향해 따끔한 충고를 던졌다. 옆에 있던 아들 김성동 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성동이가 옆에 있지만 얘 어릴 적에 일본의원들을 우리 집으로 초대하는 등 친분을 쌓았지. 친일파가 되라는 게 아니고 일본 사람과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관계까지 되라는 거지. 그래야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거든”
 
대를 이은 정치

 자리를 함께 한 김수한 원로장로의 아들 김성동 장로는 현 18대 국회의원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그는 최근 마포에 지역 사무실을 열고 지역 발전 고심을 위해 휴가도 반납했다. 아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했을 때 김수한 원로장로는 길을 막지 않았다. 어쩌면 대를 이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김수한 원로장로는 “정치하는 아버지와 아들 집안이라고 남들이 말할 때 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말과 행동에 있어 자기 규제와 견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둘이 정치적 성향은 같지만 아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나는 격한 데가 있지만 얘는 나보다 더 부드럽고 유연해요. 연마를 하면 좋은 칼이 될 수 있는 소임이 충분하지. 나는 성동이를 보면서 어릴 때부터 가능성을 발견했지”
 김성동 장로가 6살 때 대구에 있는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을 당시 얘기다. 김수한 원로장로가 자전거에 김성동 장로를 태우고 길을 가는데 뒷자리에서 아이의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전거를 세운 김수한 원로장로는 뒷자석 튀어나온 철에 살이 찢겨 피범벅이된 아이의 다리를 보고 놀랐다. ‘왜 아프다고 울지 않았냐’는 질문에 아이는 ‘아버지가 걱정할까봐’라고 대답했다.
 “미련하다고 혼을 냈지만 어린 아이의 인내심을 보고 놀랐어요. 돌이켜 보면 당시 야당지도자의 아들로 감시와 수모를 겪었는데도 한 번도 힘들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었지. 성실하면서도 정의롭게 자라왔어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섬김의 일꾼

 김성동 장로는 정치인 아버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인을 꿈꿨다. 정계에 발을 들여 논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그동안 그는 한나라당 관악을 지구당위원장,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지난해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됐다.
 그의 정치적 슬로건은 ‘섬기는 정치’다. 그는 늘 다윗 왕을 말하면서 ‘마음의 성실함’과 ‘손의 공교함’을 강조한다. 정직한 마음을 구현할 수 있는 손의 공교함만이 정치적 신념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적으로 늘 깨어 있길 기도한다.
 김성동 장로에게 있어 최대 관심사는 마포 지역 발전이다. 그는 “마포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구세대와 신세대가 어울리는 역동적인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현 지역의 큰 쟁점은 당인리 발전소다. 지역 안전을 위해 이전하느냐 새롭게 변화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해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다보니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문화의 거리로 불리는 홍대와 디지털 단지로 새롭게 변모된 상암 지구가 지역 주민과 함께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김성동 장로는 크리스천 정치인으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히 안다.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펼쳐지고 서로가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정치인으로 존경하는, 신앙의 동역자이며 아버지인 김수한 원로장로에게 늘 자문을 구한다. 최종적으론 지혜의 보고인 ‘성경’을 묵상하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김성동 장로에게 있어 매일 아침의 묵상은 그가 올곧은 정치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돕는 이정표인 셈이다.    

가정 중시가 모든 것의 ‘기본’

 김성동 장로는 김수한 원로장로에 이어 집안의 3대 째 장로다. 그렇다고 다들 모태신앙은 아니다. 어릴 적 교회를 다녔던 김수한 원로장로는 이후 바쁜 정치 활동을 핑계 삼아 교회를 멀리했다. 그 뒤 1980년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고통을 당할 때 조용기 목사를 만나 다시 신앙생활에 나섰다. 김수한 원로장로는 그 뒤 제15대 국회의장이 돼 첫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신앙관을 피력하기도 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성동 장로는 공군 장교 복무 중 친구의 전도로 주님을 영접했다. 친구의 손에 이끌려 김 장로가 온 곳은 여의도순복음교회였다.
 김 장로는 “공군 장교복을 입고 2층 발코니에서 첫 예배드린 것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후 미국 빌라노바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 할 때 김 장로는 교회에서 성가대, 청년회장 등 맡아 봉사하며 신앙을 견고히 다졌다. 그때의 열심은 지금까지 이어져 김 장로는 10년째 대학청장년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에게 신앙 및 사회적 안목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성동 장로가 이토록 주님께 헌신하게 된 데는 가족의 힘이 컸다. 아버지 김수한 장로는 바쁜 정치 활동 중에도 언제나 가정을 중시했다. 김 장로가 어릴 때 소풍가면 김수한 원로장로는 전날 아들의 짐을 직접 챙길 정도로 자녀들에게 정성을 다했다. 가정의 모든 것은 김수한 원로장로와 신금호 권사 부부, 2남 4녀가 항상 모여 상의했다.
 지금도 주말이면 김수한 원로장로 집으로 자녀들이 모인다. 기도회를 갖기 위해서다. 말씀을 함께 묵상하고 기도를 통해 주님께 간구한다. 김수한 원로장로는 둘째 딸 김 향 집사(강북삼성병원 신장내과 과장·용산성전 교회학교 부감)의 인도로 매일 저녁 가정 예배도 드린다. 김수한 원로장로는 딸을 ‘전형적인 순복음 스타일’이라고 소개하며 자랑스러워했다.
 김성동 장로는 “가정이 믿음안에서 서 있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다 아뢸 수 있어 좋습니다. 함께 기도하는 가족 덕에 힘든 고비 때마다 지혜롭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도의 동역자가 있는 믿음의 가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버지를 통해 이 모든 것을 배웠습니다”

글 오정선 / 사진 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