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 세 번 탈락, 삶의 이유 상실
‘오사랑’ ‘FMTC 훈련’ 통해 하나님 만나
삶의 자리에서 헌신하는 게 선교적 삶 깨달아

 사범대를 나온 나는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3년간 치른 임용고시에서 매번 1점 차이로 떨어지는 고배를 마셨다.

 2006년에는 공부를 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해 매일 5시에 일어나 도서관 인근 교회에서 30분∼1시간 기도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도서관에 달려가 밤늦도록 공부한 터라 낙방의 상처는 더욱 컸다. 사실 세 번째 시험에서 나는 정말 합격할 줄 알았다. 시험을 일주일 남겨두고 치질이 생겨 수술까지 해야 하는 심각한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낫기를 소원하며 기도한 결과 시험 전날 감쪽같이 치료를 받는 기적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시험 하루 전에 고쳐주신 이유가 임용고시에 합격시켜주시기 위한 하나의 사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1점 차이로 또 낙방이었다.

 나는 삶의 이유를 완전히 상실했다. 6개월간 우울증을 앓으면서 부모님께 내색조차 하지 못했다. 잠이 들면 ‘내일은 눈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죽기로 결심했다.

 2007년 여름이었다. 엄마는 내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며 오순절사랑훈련을 받으라고 권했다. ‘그래 죽기 전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나 들어주자’

 집을 나섰다. 이왕 온거 훈련이나 끝내놓고 죽자는 생각에 별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간절한 기도 중에 성령 침례를 받고 방언하는 것을 보면서 모태신앙인이면서도 그때까지 방언을 못 받았던 나는 오기가 생겼다. 나에게도 방언을 달라고 기도했다. 오순절사랑훈련을 마치기 전날 밤, 나는 십자가에 내 죄를 못 박는 의식에 참여하면서 죄의 비늘로 덮힌 나를 발견했다.

 나는 모태신앙인이면서도 그동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모신 게 아니었다. 단지 더 나은 내 삶을 위해 하나님을 도구로 사용하려 했을 뿐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회개가 터져 나왔다. ‘오래 기다렸다. 왜 이제 왔느냐’며 사랑스럽게 나를 맞아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혈루증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며 간절히 병 낫길 소원한 것처럼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했다.

 오순절사랑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주님은 내게 ‘소망’과 ‘열방’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훈련 후 계속 방언 받길 소망하며 기도하자 주일 예배 중 방언이 터졌다. 얼마 후 열린 7·17 전국청년부흥성회 때는 방언이 주님이 주신 선물임을 확인했다. 나는 주님으로 인해 절망에서 소망을 얻게 됐다.

 그리고 ‘열방’이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사실 나는 선교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대학 시절, 선교단체에서 활동도 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야 그 돈으로 여행이나 하겠다고 생각해 실제 터키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데 우연히 중국으로 월드미션을 다녀오면서 선교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2008년 선교국 FMTC를 통해 평신도선교훈련을 받으면서는 주어진 삶 속에서 주의 복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FMTC 스태프로 있으면서 주님이 원하시는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 또 있다. 임용고시 탈락의 아픔 후 하나님은 나를 다른 방법으로 중·고등학교 강단에 세워주셨다. 현재 나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강사로 활동하며 전국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학생들에게 저작권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교사평가에서  100점도 받았다. 

 강의가 없는 방학 때면 FMTC를 통해 아웃리치를 다니며 내게 주신 비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 때마다 기적은 하나님이 이루시고 나는 단지 도구일 뿐임을 깨달으며 순종을 배우고 있다. 돌이켜보면 임용고시 준비와 탈락으로 힘겨워했던 3년간의 시간이 내 인생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최고의 그리고 축복의 시간이었음을 알게 돼 주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