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의 표징
어려울수록 기도하고 희망 잃지 말아야
폭우(暴雨)는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말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시에 지난 몇일동안 ‘100년만의 폭우’가 내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많은 피해와 고통이 있었다. 산사태까지 겹쳐서 인명피해가 적지 않았다. 원인논란을 떠나 이번 폭우는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해 준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벼농사를 중시했던 우리나라에서 비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비가 제때 와야 파종과 벼심기, 수확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들이 순조로왔다. 그래서 비오게 해달라고 비는 제천행사는 국가적인 행사였다. 조선시대 중종때 마니산 제천행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비는 곧 ‘하늘의 뜻’으로 생각했던 우리 선조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성경에 나와있는 폭우 관련 이야기의 시초는 노아 때의 홍수를 들 수 있다. 당시 세상은 타락한 사람들로 인해 죄가 관영한 때였다. 단, 의인이었던 노아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를 받고 노아의 방주를 120년에 걸쳐 준비한다. 길이 300규빗, 너비 50 규빗, 높이 30규빗의 방주를 만들고, 이 방주에 탑승한 노아의 가족들과 동물들은 구원받았다. 당시 비가 40일동안 밤낮으로 내려서 세상을 물에 잠기게 했다고 성경은 말한다. 흔히 노아의 홍수 때 내린 비는 ‘심판’을 의미한다. 반면 노아의 이름은 ‘휴식’이라는 뜻이 있다. 심판과 휴식. 어찌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이지만, 기상이변과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입장에서 보면 때론 휴식도 필요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휴가를 통해 삶의 속도를 조절하듯이 말이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비’는 굉장히 중요하다. 가뭄이 대세인 이스라엘 땅에서 ‘비’는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우기철은 이른비, 겨울비, 늦은비가 내리는 세 시기로 구분된다. 이른비는 겨울이 시작되는 10월경에 내리는 비다. 그 양은 극도로 건조해진 땅에 물기를 뿌려주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른비로 인하여 농부들은 땅을 기경하여 파종할 수 있고, 목축을 위한 초지가 형성되기 때문에 유목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12월에서 2월 사이에는 본격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 일년 중에 내리는 강우량의 대부분이 이 기간 동안에 내린다. 비 없이는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그래서 열왕기상 18장에 보면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무릎사이에 머리를 넣고 기도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3년 반 동안의 가뭄이 엘리야의 기도를 통해 축복의 비로 바뀐 것이다.
늦은비는 3월부터 내린다. 겨울동안 자란 농작물의 마지막 결실이 늦은비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늦은비를 축복의 단비라 불렀다.
이번 우리나라에 내린 폭우를 보면서 희망을 잃지않는 것은 하나님의 뜻은 ‘심판’이 아니라 ‘축복’임을 믿기 때문이다.
임 훈 목사(push77@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