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 최선 다할 때 성공할 수 있어

 한 작가가 있었다. 화창한 금요일 아침, 친구들이 찾아와 주말에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했다. 그러자 그 작가는 작품을 써야 하기 때문에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일요일 저녁, 친구들이 돌아왔을 때 작가는 일을 많이 해서 기분이 좋다며 무척 뿌듯해했다. 친구들은 작품을 얼마나 썼느냐고 물으며 보여달라고 했다. 그런데 작가가 보여준 원고는 금요일 아침에 그들이 본 것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자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제 쉼표(,)를 쌍반점(;)으로 바꿨다가 오늘 다시 쉼표로 바꿨다네. 내가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 알겠는가?”

 프랑스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이야기다. 그의 위대한 작품들은 바로 쉼표 하나도 허투루 찍지 않는 치밀함과 집요함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성공’과 ‘실패’가 엄청난 재능과 노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패는 오히려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1986년 전 세계를 경악케 한 챌린저 호 폭발사건이 있었다. 우주인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희대의 비극은, 보조장치에 작은 결함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무시한 NASA지도층의 안일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까짓 것, 무슨 일 있겠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그들 때문에 챌린저 호는 이륙 직후 폭발과 함께 공중분해 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다.

 우연치 않게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일본 만화를 본 적이 있다. 일류 초밥 요리사를 꿈꾸는 북해도 출신의 ‘쇼타’라는 소년이 동경까지 초밥 유학을 와서는, 결국 수많은 난관을 뚫고 전국 초밥 만들기 경연대회에 출전하여 ‘초밥왕’에 등극하기까지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야기다. 초밥 하나를 만드는데 그토록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줄은 그 만화를 보면서 나도 처음 알았다. 밥을 짓는 쌀은 어떤 쌀이 좋은지, 물은 어느 정도 부어야 하는지, 생선을 만질 때 손의 온도는 몇 도여야 가장 좋은지를 일일이 실험한다. 그냥 식초로 버무린 밥 위에 와사비를 조금 바르고 생선회 한 조각을 얹으면 끝나는 건 줄 알았던 초밥이 차이가 나봐야 얼마나 날까 싶었는데, 물이 1%만 더 들어가도 손의 온도가 조금만 높거나 낮아도 그 맛이 현저하게 달라진다고 하니 정말 놀라웠다. 그 과정은 예술작품 이상의 혼과 열정이 실려야 하는 일이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하고 방치하면 나중엔 걷잡을 수 없이 큰 문제로 확대되곤 한다. 야단 맞을까봐 둘러댄 사소한 거짓말이 나중엔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 발전하기도 하고,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고 화해하지 않아 친구와 뜻하지 않은 절교에 이르기도 한다. 오늘 1시간을 적당히 보내면 그것이 쌓여 1주일에 7시간, 1달이면 30시간, 1년이면 360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미국의 저명한 홍보 마케팅 전문가 마이클 레빈은 “성공은 치열한 경쟁이나 값비싼 홍보, 마케팅 전쟁, 혹은 원대한 비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작은 부분을 꼼꼼히 챙기는 데서 결정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작고 사소해 보이더라도 끝까지 점검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눅 16:10)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