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꿈 찾아가는 여고생 이야기
예수님과의 첫사랑 기억케하는 영화

 1년이면 헐리우드 대작도 뚝딱 만들어내는 요즘 세상입니다. 어찌나 관객입맛에 쏙들게 영화를 찍어내는지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3D 영화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헐리우드 영화들은 어찌됐건 우리 입맛을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 놓았습니다. 더군다나 컴퓨터 그래픽의 발달은 우리의 감각을 매우 무디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생선회가 진정한 맛이 아닌 것을 모르듯이 말입니다.
 가끔 ‘진성(眞性)’이 그립습니다. 나가수에 출연했던 임재범의 열창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한 애니메이션을 만났습니다. 제작기간 10년 작화 11만장, 어림잡아도 하루에 30장 이상을 그려냈을 그 열정앞에 망설인다는 것은 사치일 것 같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그렇게 제게 찾아왔습니다.
 영화속 주인공 이랑은 여고생입니다. 달리기만큼은 자신있던 터라 심각하게 육상선수로의 진로도 고민합니다. 그런데 한 번도 져 본적 없던 이랑이 계주에서 처음으로 상대에게 추월당하자 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 넘어집니다. 그 후, 이랑은 육상부 선생님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지는 것이 두려워 달리기를 하지 않게 됩니다. 한가지 꿈이 사라진 셈입니다.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이 장면은 상징적입니다. 영화 전반의 분위기도 좌우하고요. 성경에 꿈이 없는 자는 망한다고 했는데 이랑은 꿈을 잃었습니다. 혼자만의 꿈이 좌절됐다면 그것이 자신의 욕심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절대자의 개입이 가능한 부분이지요. 내 힘으로 해보려 하나 늘 좌절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바닥에서 뒹굴며 좌절모드에서 헤맬 때 하나님은 돕는 이들을 보내주십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나봅니다. 어느 날 이랑은 레코드 가게에서 서울에서 온 전학생 수민을 만나 친구가 됩니다. 수민은 얼굴도 예쁘고 어른스러워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감독은 아나운서 박혜진을 보고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했으나 가장 싱크로율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참고로 차범근 감독과 손석희 아나운서 배철수 등과 같은 정말 비슷한 캐릭터들도 등장합니다. 여하튼 이랑은 항상 자신감 넘치는 수민을 보며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도 돕는 이들의 몫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수민은 이랑에게는 절친, 아니 베프(Best Friend)입니다.
 수민과의 만남에 이어 철수와의 만남도 귀합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철수라는 남학생이 비행실험을 하다 추락해 다치는 소동이 일어나고 이랑은 철수에게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중 읍내에 고장 난 라디오 수리를 맡기러 간 이랑은 그 전파사에서 삼촌 대신 수리를 하고 있는 철수를 만납니다. 두 사람은 비행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집니다. 철수는 비행과 우주탐사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고 이랑은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철수를 보며 설레는 감정을 갖게 됩니다. 꿈과 재능이 넘치는 수민과 철수를 만나며 이랑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된다는게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 포스터에 ‘인간이 달에 도착한 그때, 나에겐 그 아이가 찾아왔다’는 말이 쓰여져 있습니다. 최근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3’에 보면 달에 건설된 로봇군단의 발견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됨을 봅니다. 트랜스포머3가 전 인류적인 관심사로부터 모티브를 잡았다면 소중한 날의 꿈은 극히 개인적입니다. 나에게 찾아온 첫사랑을 얘기하기위해 인류의 달 착륙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그런 것입니다. 대단한 무언가를 추구하며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와 내 주위의 사소한 삶의 조각들이 인생을 꾸며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에게 누가 찾아왔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 중요한 분이 바로 예수님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위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셔서 꿈을 주신 분입니다.
 아무리 치고박는 액션 영화라도 스토리가 늘어지다보면 관객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법입니다. 이 영화는 이야기 구성이 탄탄해서 그럴 염려는 없습니다. 자칫 졸다가 앞좌석을 발로차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자리를 쉽게 못뜨는 관객이 있을 정도입니다. 첫사랑에 대한 뿌듯함, 그리고 애틋함이 잔상으로 오래 남는 영화입니다. 두 번 보고 싶으나 상영관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아쉬움과 더불어 한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칼럼니스트 push9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