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부대에서 비밀전 치르며 무공훈장 4개 받아
적진에서 휴머니즘 발휘하며 사람들 구해내기도

 6·25 한국전쟁이 난지 6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숱한 죽음의 위기를 넘겨야 했던 전장의 한복판에서 3년 여를 보낸 탓도 있지만 내 삶의 전부인 하나님을 그 때 영접했기 때문이다. 1951년 중공군 추계공세때 3군단 육군 첩보부대 전방통제대장으로 있던 나는 부하를 이끌고 후퇴하게 됐다. 경기도 현리 남쪽에 있는 구령덕봉 1388고지에서 적의 집중사격을 받아 전멸의 위기에 빠졌을 때 하나님을 찾았다. 나도 모르게 “하나님 저를 살려주시면 이제부터 교회에 나가겠습니다”라고 외쳤다.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도, 교회를 나가본 적도 없었던 내가 그 순간 그런 고백을 한 것이다. 절규에 가까운 기도가 끝난 바로 그 순간 포탄이 터져 바위에서 뒤로 굴러 떨어졌다. 다행히 포탄은 맞지 않아 허리만 다치고 죽음의 위기를 벗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쟁터에서 내내 하나님이 함께 하셨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쟁터의 호랑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전쟁 기간동안 많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맡은 임무의 성격상 항상 적진 깊숙한 곳에서 활동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휴머니즘을 잃지 않도록 하나님이 늘 이끌어주셨다. 한국전사에도 기록돼 있지 않은 비밀전을 수행하면서도 힘이 닿는 한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서울을 수복한 후 북진할 때 평양북방에 있는 회창에 정규군보다 먼저 도착했는데 인민군이 남한에서 납치해온 사람들을 데리고 후퇴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전투부대가 아닌 첩보부대여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기습작전을 펴 수십명을 구해냈다. 또한 1950년 10월 21일 숙천에 미군공수부대가 투하돼 그들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갈 때 포로로 잡은 부락민 300∼400명을 총살시키려는 것을 미군장교를 설득해 모두 살려내기도 했다.
 하루하루 “오늘은 살았구나”하고 안심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이렇듯 휴머니즘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인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쟁 속에서 하나님은 나를 지켜주시고 높여주셨다. 전쟁 중에 공로를 인정받아 충무 무공훈장 2개, 화랑 무공훈장 2개를 받았다. 전쟁 후 중앙정보부에 있을 때는 간첩선을 나포해 무공포장을 받았고, 청와대 경호실에 근무 할 때는 근정포장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이 무한한 은혜를 베풀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약속과는 달리 교회를 가지 않고 세상에서 기쁨을 찾았다. 그러다가 1965년 8월 경북 용문산 기도원을 찾으면서 신앙의 첫걸음을 디뎠고 1974년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싶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오게 됐다. 1989년 장로장립을 받으며 음악선교회 수석부회장, 청년선교회 지도장로, 당회 운영위원, 영광대학 학장을 거쳐 연로장로회 회장을 맡고 있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기위해 늘 기도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다.

 나는 “야훼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뉘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라는 시편 23편 말씀을 외울 때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늘 우리를 지켜주시고 절대절망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