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돈은 우리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크게 보면 국가의 흥망성쇠나 국가 간의 분쟁에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돈은 성경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말씀 다음으로 ‘돈’ 문제를 가장 많이 언급하셨다. 예수님의 비유 38개 가운데 16개가 재물에 관한 비유이다. 이것만 보아도 예수님께서 재물과 관련된 문제를 얼마나 중요시 하셨는지 알 수 있다.

 돈은 절대적으로 악(惡)하거나 선(善)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돈은 축복의 자원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은 물론 타인의 구원까지 가로막는 재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결코 돈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우리의 신앙과 삶을 평가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돈의 소유 여부보다는 돈에 대한 우리의 신앙적 자세와 삶의 양식을 통해 우리를 평가하신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는 재물의 많고 적음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재물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인격적 차원으로서 돈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마 6:21). 돈은 1차적으로 교환의 수단이며, 가치 척도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제적인 기능 외에 돈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돈은 사람을 교만하게도 하고 비굴하게도 한다. 또 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돈이 있는 곳에는 그 사람의 마음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영적인 차원으로서 돈은 영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마 6:24). 돈은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의 한 가지 징표가 될 수 있다. 반면에 사탄은 돈으로 사람을 미혹하여 왕 노릇을 하고자 한다. 우리는 하나님과 재물 중에서 누구를 주인으로 섬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도 적당히 섬기고, 재물로 유혹하는 사탄도 적당히 섬기려고 한다. 그러나 성경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마 6:24)이라고 말씀한다. 돈에는 인간을 조종할 수 있는 힘뿐만 아니라 하나님까지도 대적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중동에는 알라 신, 미국에는 달라 신’이란 말이 있다. 돈을 사랑하면 그 돈이 우상이 되어 그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다.

 셋째, 도덕적 차원으로서 돈을 사랑하면 죄를 짓게 되기 때문이다(딤전 6:10). 돈과 재물은 사람을 미혹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은 너무 가난해서, 어떤 사람은 너무 부유해서 재물의 노예가 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에 대한 신앙적 태도이다. 주도적으로 돈을 다스리지 못하면 오히려 돈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넷째, 복음적 차원으로서 돈은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신 15:11). 초창기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할 때 학교, 병원, 고아원, 각종 사회사업 단체 등을 함께 설립한 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재물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돕는데 사용되기를 원하신다.

 지금까지 그리스도인들은 돈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를 가지고 있었다. 한 예로, 그리스도인으로서 돈을 말하고 돈을 생각하는 것은 경건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은 모든 악의 뿌리’이기 때문에 부를 추구하는 것은 죄악이며, 가난하게 사는 것이 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반면에 돈이면 영적인 문제를 포함해서 어떤 것이든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행 8:18∼20).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모두 옳지 않다. 돈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할 때, 금욕주의와 물질주의의 양극단에서 벗어나게 된다. 성경에서 부요함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의 한 가지 증표일 수 있지만(창 26:12∼13), 물질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조심하라고 말씀한다(잠 11:28).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돈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나눔’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그 돈은 그의 소유가 아니고 그것을 맡기신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대한 그리스도인은 주인의 뜻을 바르게 헤아려 그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청지기(마 25:14∼30)라고 할 수 있다.

이장석 목사(교회성장연구소)